국회 사무처가 농성 중인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강제 해산을 시도한 가운데,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5일 국회 의장실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다.

강기갑 대표는 이날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장실 앞에서 "(국회가)시한 정해 가지고 무자비하게 경찰들을 끌어들여서 보좌관들을 연행해 현행범으로 처리하려고 한다"며 "입법부가 스스로 자기의 권위와 독립성을 포기해 버린 짓거리"라고 비판했다.

앞서 5일 새벽 민주당이 국회 로텐더홀 농성을 해제하자 국회 경위들은 농성 중인 민주노동당 보좌진 등을 강제 연행한 바 있다. 이날 오후 8시 경에도 경위들은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이 준비한 펼침막을 철거하며 실랑이를 벌였고, 강기갑 대표와 이정희 의원 등은 넘어진 채로 끌려가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오늘 저녁 현수막을 거는데 의원들을 계단으로 개 끌 듯이 하는 것은 무슨 짓인가"라며 "행정부가 군홧발을 불러 들여서 의원들을 짓밟고 압박하고 있다. 입법부 스스로 독립성, 자주성 포기한 짓거리를 저질러 놓고 한마디 사과 없이 '중앙홀을 비워라'고 하면 받아들일 수 있나"고 항의했다.
 
강 대표는 또 "국회가 힘으로 경위들이 밀어붙이면 다 되는 줄 알아요? 그렇게 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 한미 FTA를 그런 식으로 처리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0시 반께 김형오 국회의장이 의장실 뒷문으로 순식간에 빠져나가자, 강 대표는 "(김 의장이) 미꾸라지 빠져 나가듯 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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