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2009년 서울 보신각 타종행사를 생중계 하면서 현장에서 울려퍼진 '독재타도'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촛불시민들의 함성을 음향효과로 덮고, 시위 장면은 의도적으로 비추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KBS가 새해 첫날부터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고의로 은폐하려 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KBS 재야 타종행사 생중계…촛불 함성·시위 장면 은폐 의혹
KBS는 지난해 12월31일 밤 11시30분부터 1일 새벽 1시까지 방영한 <특별생방송 가는해 오는해 새 희망이 밝아온다>에서 △방송 내내 촛불을 든 시민들이 방송장악 저지 등 정부정책 반대시위를 하는 모습 △'명박 퇴진' '조중동 재벌방송 반대' 등이 적힌 손피켓 △시위대보다 많은 인력이 배치된 경찰 등은 전혀 비추지 않았다.
또한 KBS는 타종소리 시작과 함께 거세어진 정부비판 함성을 전하지 않았으며, 가수들의 축하공연 중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함성이 현장을 뒤덮었음에도 되레 음향효과로 박수소리를 내보냈다는 의혹을 샀다.
▲ 보신각 일대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지난 촛불문화제를 연상시키는 손피켓을 들고 반정부정책 구호를 외쳤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
▲ 이치열 기자 truth710@ | ||
▲ 아이디 '라쿤'이 자신의 블로그에 재야 타종과 관련한 KBS 생방송과 사자후TV의 생방송을 비교한 동영상과 글을 올렸다. | ||
▲ 아이디 '라쿤'이 블로그에 올린 KBS, 사자후TV의 생중계 비교 동영상. | ||
현장 생중계 '사자후 TV'와 뚜렷한 대조…누리꾼 '어용·조작방송 KBS' 비난 빗발
그는 이 중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한 것은 가수들이 노래를 할 때 그리고 중간중간에 삽입되던 음향효과가 너무도 현장과는 달랐다는 것"이라며 "실온에서 몸이 어는 영하 10도의 날씨여서 많은 분들이 손을 주머니에 넣거나 장갑을 끼고 있었고 진행자의 마이크에도 섞여 들어갈 정도로 구호 소리가 거세게 외쳐졌음에도 마치 박수 소리는 예술의 전당에서의 기립 박수의 느낌이었다"고 비판했다.
▲ 아이디 라쿤이 1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KBS, 사자후TV의 생중계를 비교한 동영상. | ||
▲ KBS의 재야 타종방송을 본 누리꾼들이 KBS 뉴스게시판에 들어가 '조작방송 KBS' 등을 지적하며 집중 비난했다. 1일 밤 10시30분 현재. | ||
신경민 앵커 "방송구조 남 일 아니라는 점 시청자들이 새벽부터 열공한 계기" 비판
MBC 메인뉴스를 진행하는 신경민 MBC <뉴스데스크> 앵커는 1일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를 통해 KBS의 전날 방송 행태를 꼬집어 주목을 끌었다.
"이번 보신각 제야의 종 분위기는 예년과 달랐습니다. 각종 구호에 1만여 경찰이 막아섰고요. 소란과 소음을 지워버린 중계방송이 있었습니다. 화면의 사실이 현장의 진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언론, 특히 방송의 구조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시청자들이 새해 첫날 새벽부터 현장실습교재로 열공했습니다."
▲ 1월1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 | ||
KBS <뉴스9> '재야 촛불시위' 보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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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방송법 등 언론관련법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언론노조 조합원들은 보신각 주변 곳곳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며 "촛불집회에는 시민들도 가세해 한 목소리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방송법 등 언론 관련법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악법'이라며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엔 언론노조 총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KBS 평기자들도 대거 참가했다.
▲ 1월1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