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4일 다시 한 번 연말에 언론법 등 중점 법안을 표결 처리할 방침을 밝혀 '총력 저지' 의사를 선언한 민주당 등 야당과 정면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25일 내일까지가 마지막 대화의 기간"이라며 "남은 시간동안 대화와 타협을 끝까지 모색하겠지만 불가능하다면 마냥 기다릴 수 없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민주적 원칙인 다수결에 의한 돌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한나라 정책적 판단이 잘못됐다면 다음에 선거에서 국민에게 심판을 받는 게 대의 민주주의 정신의 절차"라며 "여당의 책임이 크고 대화와 타협을 해야지만 안 이뤄질 때는 표결을 통해 결정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민주당과 대화를 계속 시도하겠지만 대화가 안 되면 다수결로라도 연내에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오른쪽에 이상득 의원의 모습도 보인다. ⓒ연합뉴스  
 
현재 한나라당 지도부는 언론법 등 중점 처리 법안에 대해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은 지난 23일까지 내부적으로 법안 검토를 마무리한 상황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어제도 (민주당이)정무위 행안위 문방위 국토위까지 모두 상임위장 점거해서 법안 자체 심사를 거부하고 있다"며 "더이상 경제 법안 경기부양 법안 민생, 사회개혁 법안을 지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가 '쟁점 상임위'로 지적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권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어야 하는데 사회 개혁 법안은 아직 처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그토록 참고 기다리고 노력하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위원회는 전쟁터가 되어서 지난 9월부터 지금까지 법안처리가 한 건도 못한 위원회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희태 대표도 이날 평화방송<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서 "시대의 발전, 기술의 개발 여기에 따라서 언론계도 이때까지 전통적인 영역 뿐만 아니라 많이 확대도 되고 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것이 개발도 되고 이랬으니까 거기에 맞는 언론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26일부터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의원들에게 "(이번 주)토요일, 일요일도 대기해 주셨으면 한다"며 "어떤 후폭풍이 올지 (지도부가)다 점검하겠다. 가능한 한 후유증을 최소한 하고 결집해서 이 나라 살리는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비민주적 행태라며 강력 저지할 방침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KBS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에 출연해 "우선 언론장악법이 제일 큰 문제다. 재벌한테 방송사를 주겠다는 거 아닙니까"라며 "정기국회 마지막에 갖다 대고 '이거 무조건 너희들 동의 안 하면 밀어붙이겠다'고 하는 그 발상 자체가 비민주적이고 반의회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저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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