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거센 내부반발을 무릅쓰고 폐지한 <생방송 시사투나잇> 대신 신설한 <생방송 시사360>이 첫회부터 취재대상자와 누리꾼들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정부비판 프로그램에서 정부대변 프로그램으로 뒤바뀌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첫 방영된 <시사360>은 첫회 ‘미네르바 신드롬, 왜?’에서 경제정책을 비판해온 다음 아고라 논객 ‘미네르바’에 대해 “그의 말이 모두 맞지는 않았다. 한국은행과 IMF 의 달러 스와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신뢰는 계속됐다”고 지적하며,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말을 빌어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불안을 더욱 조장시켜 우리나라 경제로서는 치명적인 손실을 볼 수 있다.

저런 분석이 계속 확산될 경우에 우리로서는 거의 자해에 가까운 잘못된 분석이 아닌가”라고 전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육성으로는 “전망과 비판을 넘어서 명백한 허위사실을 마치 사실인양 인터넷에 유통되거나 확대 재생산돼서”라고 전했고, “국제 금융위기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 경제불안이 계속되는 한 제2 제3의 미네르바가 계속 등장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진행자인 김경란 앵커도 클로징 멘트를 통해 “익명의 허울 뒤에 숨어 허황된 괴담을 퍼뜨리고 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퍼뜨리고 있다. 미네르바에 대한 이런 평가를 하는 정치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방송 내내 미네르바 비난과 지지의견이 ‘기계적 중립’을 지키듯 나란히 배열됐다.

이에 대해 <시사360>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엔 누리꾼들이 하루 만에 무려 1180여건(18일 저녁 7시30분현재)의 글을 올려 제작진과 앵커를 맹비난했다. “실망스런 KBS” “신뢰가 안가니 김경란이 필요했나?” “생방송 삽질360일” “미네르바님이 무슨 범죄자야? PD님아?” “▶◀ 땡이뉴스의 부활을 축하합니다” “첫방부터 티를 너무 내신 듯…” “개편하자마자 방송이” 등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또 취재 대상자인 미네르바는 18일 다음 아고라에 올린 ‘이제 조만간 대대적인 애국주의 광풍이 몰아칠 것이다’라는 글을 통해 “저건 저럴 수밖에 없다”며 “방송에서 정부를 정면에서 부정하고 나서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미네르바는 특히 “다만 이해할 수 없는건 FRB 스왑을 말한 적은 있어도 IMF 스왑을 하라고 왜곡 한 건 좀 보기 껄끄러웠다”며 “전 마피아는 아니다. 얼핏보면 마치 무슨 조직 우두머리 마피아라도 되는 줄 알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번 방송을 제작한 유재우 PD는 “아이템은 1∼2년 위의 선배가 제안해 채택된 것이지만 정권을 대변하려는 의도로 제작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