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20일 서울 신촌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지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르다 괴한으로부터 피습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을 유일하게 카메라에 담은 CBS 노컷뉴스의 대학생 인턴기자 최인수(26·경희대 신문방송학과)씨가 이번에는 CBS 기자로 언론계에 정식 입문했다.

지난 14일 합격해 17일 첫 출근한 그를 서울 목동 CBS 사옥에서 만났다. 당시 최씨가 찍은 사진은 지상파방송사 메인뉴스를 비롯해 포털뉴스, AP, 로이터, NHK 등 외신과 국내 종합일간지에 일제히 실렸고, 제 43회 한국보도사진전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CBS 노컷뉴스 인턴기자로 활동한 뒤 정식 기자가 됐는데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3학년 때 대학교 학보사 기자가 됐고 같은 해 5월 CBS 노컷뉴스 인턴기자로 활동하게 되었다. 정식 기자는 아니었지만 많은 것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었고, CBS 기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꿈을 키웠다. 열심히 준비했고 결국 CBS 기자가 됐다. 내가 취재해서 쓴 기사를 다른 사람들이 읽어준다는 것, 생각만으로도 흥분된다."

-'박근혜 피습 현장'을 사진에 담은 유일한 기자였는데, '특종' 비결이 뭔가.

"당시 나를 비롯한 인턴기자들은 5·31지방선거를 취재했다. 그날은 박 전 대표가 첫 지지연설에 나서는 날이었기 때문에 다른 기자들도 현장을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최대한 박 전 대표에 가까이 가고자 했다. 그 순간 사건이 터졌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현장을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하나로 카메라 셔터를 눌렀고 동영상을 찍었다. 내가 그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운'일 수 있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운도 노력하는 사람에게 따르는 것'이라며 격려해줬다."

-한국보도사진전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특종 사진이 기자가 되는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특종 사진이 도움됐다기보다는 CBS 노컷뉴스에서 인턴기자 경험 자체가 큰 도움이 됐다."

-CBS 기자가 되고 싶었던 것인가?
"다른 언론사 시험도 봤지만 가장 가고 싶은 곳은 CBS였다. 기자라는 꿈을 키운 곳이기 때문이다. 인턴활동을 하면서 CBS는 자유로운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기사 아이템을 잡으면 선배들은 그 기사를 기자에게 맡겼고 기자들은 열심히 취재하고 기사를 썼다. CBS는 기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 경험이 내가 CBS 기자가 될 수 있게 한 것 같다."

-앞으로 어떤 기자가 되고 싶은가.
"기사를 잘 쓰는 요령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열심히 배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기사를 쓰겠다', '어떤 기자가 되겠다'는 생각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기자는 거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전설적인 종군 사진기자' 로버트 카파는 "사진이 좋지 못한 이유는 충분히 피사체에 접근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현장에 가까이 다가가는 기자가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발로 뛰는 기자가 되고 싶다. 발과 함께 가슴이 뛰는 기자가 되고 싶다."

-기자가 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한마디한다면?
"꼭 인턴활동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 이상의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힘든 만큼 매력 있다. '꼭 기자가 돼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다면 반드시 기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년 전 인턴활동을 할 당시 변상욱 선배가 한 말이 있다. "늦게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뒤돌아보는 것을 두려워하라." 기자가 되고 싶다면 우선 나에게 맞는지 고민하고 겪어봐라. 그런 다음에 확신이 든다면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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