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현지시각 4일)을 하루 앞둔 가운데,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일 갤럽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51%의 지지를 얻어 43%에 그친 매케인과의 격차를 8%로 벌인 것으로 보도됐다. 워싱턴포스트는 2일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를 꼭 뽑겠다는 유권자가 처음으로 50%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3일자 우리 아침신문들도 "돌발변수가 없는 한 오바마가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백인 유권자의 표심이 실제 투표장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브래들리 효과' (여론조사에서는 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가 투표장에서는 찍지 않는 이중적 행태)가 막판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이날 경향신문은 사설<미국 대통령 선거에 부쳐>에서 "세계의 산적한 문제들을 풀어나갈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오바마 후보가 적임자라고 판단하고 그의 당선을 희망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 서울신문 1면  
 
이밖에 이날 한겨레(<세계는 협력·상생할 미국 대통령을 구한다>)와 조선(<막내리는 부시 시대 이후의 준비는 되어 가는가>)이 사설을 통해 미 대선을 언급했다.

북한이 2일 건강이상설에 휩싸여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축구 관람 사진을 공개했다.

3일자 아침신문들은 "최근 촬영한 사진으로 보이나 (김 위원장의) 왼쪽 팔이 부자연스러워 보여 아직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통치에 이상 없음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번 사진의 촬영 일시와 장소를 밝히지 않았다.

   
  ▲ 조선일보 2면  
 
다음은 3일자 주요 아침신문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기업부실' 도미노 시작됐다>
국민일보 <가계·중금 '부실뇌관'>
동아일보 <"오바마 꼭 찍겠다" 50%>
서울신문 <미 '검은 혁명' 초읽기>
세계일보 <오바마 4∼10%P 앞서>
조선일보 <전국, 50∼60개 통합 시·군·구로/ 서울, 4∼5개 통합구로 개편 추진>
중앙일보 <국민 10명 중 7명 "한국은 위험한 사회">
한겨레 <대북 '강경대응' 주문했다>
한국일보 <매케인 <오바마>

오바마 당선 유력 상황에, 한나라 "한미FTA 비준안 처리 가속"

한미 FTA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던 미 대선 후보 오바마의 당선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정부 여당은 한미FTA 비준안 추진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나섰다.

   
  ▲ 경향신문 3면  
 
정부와 한나라당이 2일 황진하 의원(제2정조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FTA 국회비준동의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의 주장은 '선비준을 통한 압박론'이다. 황 의원은 2일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가 당선되면 자동차 협상을 새로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으므로 미리 비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미 합의된 내용에 대한 재협상은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경향신문은 "재협상을 주장하는 오바마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고려하면 여권의 '선비준 압박론'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외교통상부조차 "금융 시장의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FTA 문제를 신속하게 다루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밝힌 데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자칫 잘못하면 '닭 쫓던 개' 꼴이 될 수도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경향은 무엇보다 "FTA 비준안이 발효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이 지금보다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우리 정부의 규제정책이 미 금융기관 등에 의해 제약받을 수 있고, 위험도가 높은 파생금융상품들의 국내 유입이 쉬워져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도 커진다"고 우려했다.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경향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로 과도한 자본시장 개방과 대외 의존정책의 한계가 드러났음에도 정부가 개방을 더 가속화하려 하고 있다"며 "국제적으로 새로운 경제 질서 체제를 논의 중인 만큼 한미 FTA도 그 틀에 맞춰 재검토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이 대통령, '북한이 내 욕을 계속하는데…'"

한겨레는 3일자 1면 머릿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청와대 주재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북한이 내 욕을 계속하는데 왜 가만히 있느냐'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1면 <대북 '강경대응' 주문했다> 기사에서 한겨레는 "이 대통령은 또 △남북관계가 악화한다고 해서 (남북)긴장이 고조돼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생각을 버려라 △6자 회담에서 진전이 없는 한 우리가 의장국으로 있는 경제·에너지 워킹 그룹을 진행하지 말라는 등의 얘기도 했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전했다.

   
  ▲ 한겨레 1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사실일 경우, 대북 정책 강경 기조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보도에서 "실제 이 회의 이후 정부 대북정책의 보수화 흐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청와대 쪽은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 내용과 관련해 "대통령이 주재하는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한 대통령 발언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게 원칙"이라며 "다만 한겨레가 확인을 요청해 온 내용은 편협한 시각에 따라 관련 내용을 해석한 것으로 정부의 대외정책 취지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라디오 연설, 여당에도 반론권?

KBS가 3일 오전 7시43분부터 약 7분 간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연설 방송을 내보냈다. 이날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4층 제1라디오 주조종실 앞에서는 라디오국 PD들이 이에 항의하는 팻말시위를 벌였다.

   
  ▲ KBS PD 30여 명은 3일 아침 7시 30분부터 서울 여의도 KBS본관 4층 라디오 주조종실 앞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일방적으로 편성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펼쳤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KBS는 3일부터 격주로 대통령 라디오연설을 정규 편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KBS가 이명박 대통령의 격주 라디오연설 다음날 한나라당과 민주당, 선진창조모임 등 원내교섭단체 대표에 반론연설을 차례로 두 주에 한번씩 내보내기로 결정해 새로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겨레(3일자 6면 <대통령 라디오연설 대응 '야당 발언기회' 달랬더니… 여당에도 반론권 '황당한 KBS'>)가 전했다.

   
  ▲ 한겨레 6면  
 
야당 쪽이 요구한 '반론방송' 편성에 여당까지 편승하게 되면서, 국민들이 월요일에 대통령 주장을 듣고 다음 날 한나라당의 주장을 듣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같은 얘기를 또 들으란 말이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쪽은 "KBS가 협의중인 사안과 전혀 다른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KBS의 제안을 수락할 수 없고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회 입법조사처, "사이버모욕죄 도입 재고 필요"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사이버모욕죄'에 대해 국회 입법조사처가 "세계적으로 사이버모욕죄를 법률상 규정한 나라는 중국밖에 없으며, 민주주의 국가 중에서 사이버모욕죄를 추진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최초"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2일 '사이버모욕죄 도입 영향'에 대한 조사분석에서 "사이버모욕죄 도입 취지가 악성댓글 감소인데 악성댓글을 줄이는 최선의 방안인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 이유로 △사이버모욕죄가 신설돼도 네티즌들이 법제재를 피해가는 우회적 방법을 만들어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우려가 있고 △모욕의 대부분인 욕설은 인터넷 기업에서의 필터링 서비스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이 있으며 △사이버 범죄에서 10∼20대 비율이 높은 것을 고려할 때 올바른 사이버 윤리의식을 갖도록 사회적 분위기 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불안' 가시기 전에 '실물경제' 한파

3일자 아침신문들은 금융위기에 뒤이은 실물경제 한파에 한목소리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신문은 1면 <'부동산발 금융위기' 현실화 논란>과, 5면 <내수 26개월만에 마이너스… 수출도 '비틀'>에서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 등으로 내수가 2년2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출 주력 종목인 자동차와 전자도 비틀거리고 있다"며 "2일 통계청에 따르면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올 9월 광공업 내수용 출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 줄었다. 2006년 7월 이후 첫 마이너스 증가율이다. 특히 제조업은 2.1% 하락해 8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최악의 내수 부진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중소기업 부도 사태 앞으로가 더 걱정>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외환위기의 급한 불은 껐지만 실물경제의 급속한 침체가 우리 경제를 벌써부터 혹한에 떨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중소기업 부도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선제적 대책 서둘러야. 은행은 무차별 여신 회수와 수출환어음 인수 기피 등을 지양하고, 회생 가능한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실물경제와 수출이 동반 붕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 "실질적 기업 도산 도미노 시작"

경향신문은 "실질적인 기업 도산의 도미노가 시작됐다"고 진단하며, 통합도산법 정비 및 내수경기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향은 1면 <'기업부실' 도미노 시작됐다>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 실물경제로 번지면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의 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신용경색 여파로 은행 대출이 막히고, 경기침체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건설·조선 등 일부 업종에서는 연쇄 도산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맞교환) 계약 체결로 급한 불은 껐지만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부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경향은 "특히 건설경기 침체에다 환율 폭등 여파로 건설·조선업계가 '부도 도미노' 공포에 휩싸인 상황"이라며 여기에 "최근에는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운 대기업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와 관련한 루머가 급속하게 퍼지고 있고, 환헤지 통화옵션상품인 ‘키코’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의 경영난도 심각한 수준이며, 기업의 자금을 공급하는 은행들의 경영실적도 크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1면  
 
경향은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함에 따라 국내 경제 상황은 더 악화될 전망"이라며 "실물경제 위기는 필수적으로 경제 주체들의 고통이 수반된다. 기업들의 경영난은 실업률 증가→민간소비 위축→내수경기 부진→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한은은 올해 4·4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3%대 중후반에 비해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문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늘려 이들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내수경기가 회복되고,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고 말했다. 또한 "기업과 개인 파산에 대비해 통합도산법을 정비해야 한다"며 "기업 파산 시 경영권을 박탈하게 돼 있는 조항 등을 수정하고, 개인 파산이 속출할 가능성에 대비해 통합도산법에 개인 회생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시켜야 한다"(전성인 홍익대 교수)고 지적했다.

한겨레, 대기업 긴급 설문조사 결과 "내년 보수 경영전략 펼 듯"

한겨레가 지난달 26∼28일 업종별로 매출 순위 1∼2위인 대기업 19곳의 재무담당이나 기업설명 담당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삼성전자 등 11곳이 "경제위기가 내년 하반기까지 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2∼3년 이라고 대답한 기업도 6곳에 이르렀다. 특히 KT는 "IMF 구제금융 당시보다 길어질 것"이라며 "3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한다. '내년'이라고 대답한 기업들도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 조건을 단 곳이 많았다.

   
  ▲ 한겨레 1면  
 
한겨레는 "이런 전망에 기초해 기업들은 내년부터 보수적 경영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기업들이 본격적인 긴축 경영을 예고함에 따라, 한국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기 까기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