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응원단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 장관이 국고 960억 원을 불투명하게 집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집행한 사업 중 수백억 원이 중복 투자되고 판공비로 지출되는 등 장관 전횡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24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보도자료에서 "공익사업 적립금으로 2007년 체육진흥투표권 적립금은 352억 원 경륜·경정의 적립금은 15억 원으로, 누적분은 각각 745억 7천만 원, 215억 원"이라며 "적립금 운영에 국회가 적절히 관리 통제할 수단이 없다. 장관의 쌈짓돈처럼 이용하면서 '문화예술계 생색내기와 기관 길들이기용으로 사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고 밝혔다.
유인촌 장관 재량껏 960억 사용 가능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치열 기자truth710@ | ||
그러나 문제는 체육진흥투표권 적립금에서 연예인 응원단에 지원한 2억여 원 이상으로 국고가 낭비되는 실정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특정 단체에 대한 반복, 편중 문제가 제기된다.
올해 '장관지정 적립금 사용 내역'을 보면, 총 300억 95000만 원의 지출 중 체육인재육성재단에는 총 8회에 걸쳐 140억 7700만 원(48%), 문화예술교육진흥원엔 29억 8100만 원이 총 5회 지급됐다.
대한체육회, 체육인재육성재단에 108억 중복 지출
▲ 올해 8월26일 기준 체육인재육성재단과 대한체육회 유사사업 비교표. 중복 예산만 108억 원 이상이다. ⓒ조영택 의원실 | ||
업무추진비 성격으로 적립금이 사용되는 것도 문제다. 조영택 의원이 밝힌 '업무추진비 성격의 2008년 적립금 집행내역'에 따르면, 유인촌 장관은 △문대성 선수 IOC 위원 출마, 2억 원(4월2일) △국가대표선수 격려, 300만 원(4월10일) △연예인 응원단 파견지원, 2억1200만 원(7월25일) △코리아 응원단 지원, 1억 3900만 원(8월12일) △올림픽 신문캠페인 광고, 9000만 원(8월12일) △태권도의 날 기념행사, 1억5000만 원(8월29일) △베이징장애인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 격려 방문, 800만 원(8월29일) 등을 지출했다.
천정배 "힘든 국민들이 내놓은 돈, 쓰신 것은 엉터리였다"
조영택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부적절하게 집행한 게 수도 없이 많다. 금액 자체가 과대하다. 운영 범위가 제한이 없다. 수많은 운영 부실이 발생한다. 왜 이렇게 방만하나. 판공비나"라며 "투명한 운영안을 제시해달라. 규모 대폭 줄이고 운영 집행 분야도 압축적으로 제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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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민주당 의원도 "제도는 과거부터 온 것이지만 쓰신 것은 엉터리였다. 힘든 국민들이 내놓은 돈이다. 중복 사업에 낭비하고 있다"며 국회 예산 심의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유인촌 장관은 "올림픽, 인재육성에 지출했다", "새로운 것이 아니고 쭉 있어온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적립금을)가능하면 없애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