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화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23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위원장 이낙연)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했으나 ‘불면증’ ‘신경쇠약’ 등 건강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봉화 전 차관은 지난 6일과 7일 국민일보에서 연속해서 <이봉화 차관 쌀 직불금 신청> <이 차관 허위자경서 확인서 제출> 등을 보도하면서 2주 가까이 쌀 직불금 불법수령 논란으로 퇴진 압력에 직면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끓는 여론에도 시간을 끌며 그에게 책임을 물어 직접 경질하지는 않았다.  이봉화 전 차관 스스로 농해수위 국감 증인출석을 3일 앞둔 지난 20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전임자가 됐고 농해수위 국감에는 출석하지 않은 것이다.

   
  ▲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 농민단체 대표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이봉화 차관의 직불금 불법신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의원들은 쌀 소득 보전 직불금 불법수령 문제로 비판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열린 이번 국감에서 이봉화 전 차관의 쌀 직불금 불법수령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었다. 류근찬 자유선진당 의원은 “이봉화 전 차관은 건강악화가 심해서 진단서를 첨부해서 보냈는데 신경쇠약증과 불면증으로 8주 정도의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의사 소견을 보냈다”면서 “이봉화 전 차관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엄중한 책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성엽 무소속 의원은 “오늘 증인신문의 핵심은 이봉화 전 차관 문제가 아니겠는가. 대리인 하나 내세워놓고 본인은 빠지고 뭐하는 것인가”라며 “오전에라도 전문위원실 건강상태 확인해야 한다. 회의를 바로 중지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조배숙 민주당 의원도 “제가 증인 신청을 했다. 위원장에게 요청을 했다. 오늘은 사실 이봉화의 출석이 전제된 증인 신문의 자리이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출석 거부하는 것은 국회 상임위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봉화 전 차관의 불출석 문제를 비판하면서도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했다. 신성범 한나라당 의원은 “보름 정도 언론보도가 계속됐다. 당사자가 50대 중반의 여성으로서 초조 극도의 불안 등의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은 “여성으로서 심약하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해서 최근에 받은 정신과 치료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차관 지낸 분이 자기가 한 일이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다면 이 자리에 나와 자신의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