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시사주간지 시사IN이 9월로 창간 1주년을 맞았다. 성적도 괜찮다. 600명 독자주주를 종자돈 삼아 2만 명이 넘는 정기독자들을 확보했다. 특종도 했다. 신정아씨를 단독 인터뷰했고, 지난 대선의 뇌관이었던 BBK 김경준 대표의 옥중메모도 공개했다.
▲ 시사인 남문희 편집국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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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2기 편집국은 남문희 한반도전문기자가 맡았다. 9월 기자들의 직접 선거로 선출된 남 편집국장은 89년 시사저널에 입사해 20여 년 동안 남북문제와 국제정세 등을 다뤄왔다.
"개인적인 소회를 말한다면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기자가 현장을 떠나 창업과 창간을 병행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기자들이 투자유치까지 해야했고, 전산시스템까지 자체적으로 조달할 정도로 힘든 시기였다. 더 좋은 잡지를 내기 위한 터전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못 버텼을 것이다."
남 국장은 지난 1년 동안 캄캄한 터널을 지나온 소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밖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어렵고 지난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는 시사저널 때와 시사인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관심의 크기를 들었다. "시사저널에서는 독자들의 반응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하지만 시사IN에서는 독자와 주주, 시민들과 항상 같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블로그에 댓글이 달리는 걸 보고 있으면 무서울 정도로 반응이 곧바로 온다. 지방에서도 독자들이 찾아오고 먹을거리를 보내온다. 기자생활 20년 동안 가장 역동적인 체험을 한 시기였다."
그는 최근 편집국을 이끌어갈 선장을 맡으면서 주위 인사들에게 시사IN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촛불정국이나 정치·사회적 상황이 있기는 했지만 시사IN이 한쪽으로 치우친 것 아니냐는 쓴 소리가 많았다. 의외였다.
그는 결국 해법은 저널리즘의 원론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에 뿌리를 두고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언론을 하는 것이지 언론운동을 하는 게 아니다. 기자들에게 정치색에서 탈피해 사실에 근거한 관찰자의 시각을 유지할 것을 주문하려 한다. 이것은 진보지·보수지 모두에게 요구되는 자세고,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다."
▲ 시사인 사옥 발행인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이치열 기자 truth710@ | ||
그는 촛불정국 때 거리편집국을 세웠던 것처럼 대중들과 호흡하는 감각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있다. 홈페이지 개편은 그 일환이다. 블로그형 홈페이지가 곧 문을 연다. 기자들이 모두 블로그를 운영하고 독자들도 결합하는 메타블로그 형태다.
남 국장은 "시사주간지의 위기라고 하지만 독자의 욕구를 만족시키면 수요는 분명히 있다"며 "교육 경제 문화 등의 영역에서 의제설정력을 확대시키고 심층성을 강화해 독립매체로서 시사IN의 위치를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혔다.
▲ 시사인 사무실 입구 벽 한편에 붙여진 시사인표지 앞에 선 남문희 2대 편집장과 문정우 초대 편집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