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KBS 사장이 지난 17일 밤 기습적으로 단행한 '보복성' 사원 인사에 대해 KBS 기자와 PD들이 들고 일어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S 기자협회(회장 김현석)는 18일 저녁 6시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번 인사에 대해 △명백한 보복성 인사 △인사대상자에 대한 의견청취 부재 △원칙과 기준 상실 등의 이유를 들어 부당한 인사인 만큼 원천무효로 규정하고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19일 오전까지 내기로 했다.

   
  ▲ 18일 낮 12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이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민주광장에 모여 전날 밤 이병순 사장이 기습적으로 한 보복성 인사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벌였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KBS 기자협회, "사원 보복인사, 원칙·기준 부재 철회 요구 성명…거부시 행동 돌입"

기자협회는 오는 21일(일)까지 인사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행동에 나설 것이며 22일 오전 8시부터 출근 피켓시위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석 KBS 기자협회장은 "원칙과 기준이 무엇인지 납득할 수 없는 인사이며 최근 10년여 동안 평기자에게 한번도 희망부서를 묻지 않고 인사를 한 적이 없다"며 "김용진 전 탐사보도팀장을 부산으로 내려보낸 것도 당사자에게 사전에 전혀 의사를 타진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한 명백한 보복성 인사인 만큼 사장에게는 인사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본부장에게는 대상자 선정과 기준이 무엇인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18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민주광장에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이 전날 밤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보복성 사원인사에 대해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치열 기자.  
 

90년 4월사태 경험한 중견 PD 50명도 인사철회 성명 준비

이와 함께 중견 PD들도 연서명을 통해 인사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19일 아침에 낼 계획이다. 성명에 동참하는 PD들은 지난 90년 4월 서기원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을 직접 경험했던 세대(15∼17기)로 현재까지 50명 가까이 서명을 받은 상태다.

한편, 김종률 보도본부장은 18일 오전 팀장회의에서 이번 인사와 관련해 "사내 갈등을 야기한 사람에 대해 책임을 묻는 인사도 일부 있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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