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형 블로그 툴 텍스트큐브(옛 태터툴즈)를 개발하는 태터앤컴퍼니가 검색전문 업체 구글 코리아에 인수됐다. 구글코리아 설립 이후 국내 기업을 인수한 것은 최초다. 태터앤컴퍼니와 구글코리아는 12일 오전 동시에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으나 비밀유지 계약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를 거부했다.

정확한 매각 단가나 향후 텍스트큐브의 개발과 텍스트큐브닷컴의 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 없다. 텍스트큐브의 자원봉사 개발자 그룹인 태터앤프랜즈나 공익 재단인 태터네트워크재단 등은 인수합병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 태터앤컴퍼니 홈페이지.  
 
주목할 부분은 텍스트큐브가 GPL(일반 공증사용 허가, General Public License)을 방식으로 개발돼 있고 그 소유권이 태터네트워크재단에 있다는 사실이다. GPL이란 그 소스코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누구나 자유롭게 개발하고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구글코리아가 태터앤컴퍼니를 인수했다고 하더라도 텍스트큐브의 초기 개발자들과 태터앤컴퍼니의 운영진을 인수한 것일 뿐 텍스트큐브의 배타적 사용권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태터앤미디어 이미나 팀장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지만 "텍스트큐브 사용권은 이미 공개된 상태라 이번 인수합병은 태터앤컴퍼니의 직원들에 대한 인적 합병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인수금액이나 향후 텍스트큐브의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텍스트큐브닷컴 홈페이지에는 "현재 텍스트큐브닷컴 사용자들은 계속해서 기존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으며 텍스트큐브닷컴을 통해 작성한 블로그와 블로그의 게시물은 사용자분들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면서도 "일부 서비스는 향후 구글 서비스로 통합될 수도 있으며 해당 사항이 발생할 경우 자세한 내용을 별도로 안내 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코리아나 태터앤컴퍼니나 공식 입장은 아직 애매모호하다.

구글코리아 이원진 대표는 보도자료에서 "구글은 국내 사용자들에게 최상의 검색엔진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터앤컴퍼니의 노정석·김창원 공동대표는 "태터앤컴퍼니의 블로그 분야 경험 및 노하우와 구글의 혁신적인 기술이 만나는 완벽한 결합으로 한국 사용자 뿐 아니라 전 세계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태터앤컴퍼니와 구글코리아의 제휴로 가장 충격을 받을 업체는 태터앤컴퍼니와 제휴해 텍스트큐브 기반의 가입형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를 서비스하고 있는 포털 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티스토리는 여러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 서비스 가운데서도 사용자 재량에 따라 자유롭게 스킨을 바꾸거나 인터페이스를 꾸밀 수 있어 많은 인기를 얻었다.

만약 태터앤컴퍼니가 구글코리아와 제휴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다음은 잠재적인 신규 가입자의 상당부분을 뺏기게 될 전망이다. 구글은 이미 블로거닷컴이라는 블로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텍스트큐브를 통해 국내 시장 진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티스토리가 당장 다음에 수익에 크게 기여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다음블로거뉴스 등 1인 미디어에 상당 부분 공을 들여온 다음으로서는 구글의 등장이 위협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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