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1∼9년차 젊은 기자 100여명이 3일 이병순 신임 사장을 관제사장으로 규정하고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실질적인 투쟁에 적극 나서겠다는 시국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또 유재천 이사장을 포함한 여당 추천 이사 6명의 사퇴와 함께 노조에 전국비상총회 개최를 촉구하기로 했다.

10년차 미만 KBS 기자들 100여명(공사 26∼34기)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시청자광장(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병순 사장 사퇴요구와 사장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 △유재천 이사장 등 이사 6명의 사퇴요구와 그 이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노동조합)의 비상총회 수용 촉구 △향후 계획 등을 밝힌다.

   
  ▲ 이병순 신임 KBS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사원들. 이치열 기자 truth710@  
 
정창화 KBS 기자는 2일 “젊은 기자 100여 명이 KBS를 둘러싼 시국에 대해 염려하고 방송독립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이사회의 밀어붙이기식 정연주 사장 해임과 이병순 사장 취임 등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회사 내부 구성원들에게 공영방송 사수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서”라고 시국기자회견 배경을 밝혔다.

그는 “1∼4년차의 젊은 기자들이 이 사장 취임직후 ‘스스로 부끄럽다, 향후 프로그램별 투쟁을 위해서라도 투쟁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제안해 기자회견이 준비됐다”며 “사원행동이나 노조와는 무관하게 진행된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젊은 PD들도 참여할 전망이다.

정 기자는 이병순 사장에 대해 “사장 해임과 임명과정에서 청와대가 원하는 인사가 거수기 이사회를 통해 임명될 것이 뻔함에도 사장에 응모, 취임한 것은 KBS 선배로서 자리가 탐이 났다는 얘기로밖엔 볼 수 없다”며 “선배로서 용단을 내려 사퇴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에 대해서도 “파업 투표결과를 조합 집행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파업을 포기하고, 이 사장에 대해서도 낙하산이 아니라고 왜곡해 기자들 사이에선 어용노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며 “많은 구성원이 요구하는 만큼 비상총회를 열어 그 자리에서 설득하든지, 재투표를 하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향후 △공영방송 사수와 사장 사퇴 요구 등이 담긴 신문 광고 게재 △촛불문화제 개최 △오전 9시∼오후 6시 준법투쟁 등의 실천계획도 천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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