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발이 아닌 방망이로 해결했다. 대표팀 톱타자 이종욱(28 · 두산)이 김경문호를 구해냈다.

이종욱은 13일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올림픽야구 풀리그 미국과 1차전에서 7-7로 맞선 9회말 천금의 희생플라이를 쳐내며 8-7 짜릿한 승리를 이끌었다.

7-7로 맞선 9회 1사 3루, 외야플라이 하나면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거리타자가 아닌 이종욱에게 외야로 공을 보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종욱은 상대 마무리 제프 스티븐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를 받아쳐 중견수 쪽으로 공을 보냈다. 상대 중견수 네이트 쉬어홀츠가 힘껏 공을 뿌렸지만 3루 주자 이택근(우리 히어로즈)이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올 만큼 훌륭한 희생플라이였다.

8회까지 6-4로 앞서다 9회 역전을 허용한 대표팀은 이종욱의 결승타점으로 역전패의 악몽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바꿀 수 있었다.

이날 이종욱은 톱타자로도 만점활약을 펼쳤다. 4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의 기록이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안타로 출루한 이종욱은 2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아쉽게 아웃이 됐다. 타이밍 상 세이프가 될 법했지만 2루심의 손이 올라갔다.

하지만 3-3 동점이 된 5회 이종욱의 발이 빛났다. 1사 1루에서 3루 쪽으로 절묘하게 번트를 대 1사 1, 2루의 찬스를 이은 것. 대표팀은 이용규(KIA), 이승엽(요미우리) 등의 적시타로 5회만 3점을 뽑았다. 그러더니 가장 중요한 9회 이번에는 방망이로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경기 후 이종욱은 "9회 1사 3루에서 사실 외야플라이를 치는 데 부담이 있었다"며 당시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상대 투수가 마지막에 직구를 던져 외야로 공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도루가 실패한 데 대해선 "손이 먼저 들어갔고 태그도 되지 않아 세이프인 줄 알았는데 아웃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위축되거나 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airjr@cbs.co.kr

승인일시 : 2008-08-13 오후 11: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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