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경영진이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박명진)의 ‘PD수첩’에 대한 ‘시청자 사과 명령’을 받아들여 지난 12일 ‘사과방송’을 내보낸 데 대한 시민사회계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PD연합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은 지난 13일 MBC 경영진의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을 잇달아 냈다.

한국PD연합회는 이날 <MBC, ‘시청자의 사랑’ 대신 ‘정권의 사랑’을 받으려는가>란 제목의 성명에서 MBC 경영진의 조치는 “방송을 장악하려는 이명박 정권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이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한 제작진에 대해 징계조치까지 내린 것은 ‘언론자유’에 역행하는 ‘반언론적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PD연합회는 향후 “검찰이 ‘PD수첩’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것마저 수용할 경우 “엄기영 사장 등 MBC 경영진들은 자리에서 물러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언련도 같은 날 오후에 <MBC 경영진의 근기, 겨우 이 정도였나>를 통해 “MBC 경영진이 방송통신위원회의 부당한 징계 결정에 끝까지 맞서 대응하기는커녕 통보를 받자마자 이토록 재빨리 ‘사과방송’을 내보낸 것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굴복’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더욱이 조능희 CP, 송일준 PD에 대한 보직해임은 이명박 정권에게 방송장악의 또 다른 ‘전리품’을 안겨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경영진을 향해 “겨우 이 정도의 근기로 ‘이명박 시대’ 공영방송을 이끌어나갈 생각이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조도 <MBC 너마저도 이명박 정권에 굴복하는가>란 성명에서 “이명박 정권이 검찰, 법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총 동원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오자 현 경영진이 비굴한 타협을 결정한 것”이라며 “경영진은 지금이라도 정권으로부터 방송독립의 의지를 천명하고 사죄”하고 “이번 사태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을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이어 “MBC본부의 투쟁에 적극 지지를 보내며 언론노조 전 조합원들의 힘을 모아 정권의 MBC 장악 저지를 위해 싸울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범국민행동도 이날 저녁 <독재정권에 무릎 꿇은 MBC 경영진은 각성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MBC 경영진의 사과방송 결정은 “이명박 독재정권에 무릎을 꿇은 것”이며, 조능희 CP와 송일준 PD를 보직해임까지 한 것은 “적군 장수에게 백기투항을 하며 맹렬하게 싸워온 자신의 부하 목을 쳐서 바치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범국민행동은 “대승적 차원”이라고 한 엄기영 사장의 발언에 대해 “애매한 변명은 필요 없다. …정권의 부당한 탄압이 있다면 이를 만천하에 밝히고 국민과 함께 싸워나가면 된다”며 MBC 구성원들, 그리고 국민들과 함께 “공영방송 MBC를 끝까지 지켜”내는 싸움에 동참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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