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천 KBS 이사장이 13일 저녁 변경된 이사회장(서울 가든호텔)에서 이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깜짝 방문해 "오늘 이사회 결정사항에 관해서만 발표를 하겠다"며 간단한 일문일답을 마치고 자리를 떴다.

유 이사장은 이날 저녁 8시께 가든호텔 1층 로비로 직접 나와 "오늘 이사회는 이 호텔에서 했다"며 보도자료 발표만 하고 질의응답을 받지 않겠다고 했으나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몇가지 답변을 했다.

   
  ▲ 유재천 KBS 이사장이 13일 저녁 변경된 이사회장인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이사회를 마치고 1층 로비에서 대기중인 기자들을 직접 찾아와 차기 KBS 사장 선임 방식을 의결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경태  
 
유 이사장은 왜 장소를 옮겼느냐는 질문에 "오늘 이사회를 열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소식이 언론에 다 보도되지 않았느냐. 우리가 (서울 여의도 KBS) 본관 3층 회의실에서 했어야 마땅하나 상황이 악화돼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미리 예비장소로 몇 군데를 마련해 뒀다. 그 중 하나가 이곳"이라고 설명했다.

   
  ▲ 유재천 KBS 이사장 ⓒ오마이뉴스 이경태 기자  
 
유 이사장은 "그러던 중 이날 오후 3시께 이사들이 회의장으로 가니 무사히 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줄 것을 이원군 부사장에게 요청했으나 이 부사장은 '지금 상황은 도저히 그럴 만한 상황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장소로 해달라'는 공식요청을 받았다"며 "그래서 옮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구두로 요청을 받은 것"이라고 답했다.

유 이사장은 KBS노동조합의 사장추천위안은 반영했느냐는 질문에 "보도자료에 '이사회는 이번 사장 임명 제청 과정에서 사내의 다양한 의견과 여론을 반영할 것이며' 등으로 돼있는 만큼 노조도 인물을 추천할 사람이 있으면 할 수 있다"며 "가령 공모이니 자천 타천 다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14일부터 사장 공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이 이번 이사회를 무효라고 비판하고 있다는 지적에 유 이사장은 "그런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참석하지 못한 이사들에겐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엔 "통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또 '왜 일부(야당 추천) 이사들에게는 통보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사무국장이 직접 통보했다"며 옆에 있던 사무국 직원을 가리켰다.

이밖에도 기자들은 유 이사장이 "그만하자"며 호텔 1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려 하자, "이런 식으로 장소를 옮긴 것은 불법아니냐" "왜 그랬느냐"고 질문했다. 유 이사장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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