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이른바 '거꾸로 든 태극기 사진'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의도적으로 삭제됐다'는 의혹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일 베이징올림픽 한국과 러시아의 여자핸드볼 B조 예선경기를 관전하던 이 대통령 내외의 사진이 공개되면서부터다. 한국팀을 응원하던 이 대통령의 손에서 '위아래가 뒤바뀐 태극기'의 모습이 포착되자 누리꾼들은 '짝퉁 태극기다',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 망신스러운 모습이다'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논란이 일자, 9일 밤 10시께부터 인터넷 포털 뉴스에서 관련 사진이 삭제되거나 다른 것으로 바뀌었다는 게 의혹의 요지다. 실제 누리꾼들이 증거 삼아 올려놓은 사진을 보면, 이 대통령의 손에 든 태극기가 교묘히 빠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언론홍보팀의 관계자는 "연합뉴스에서 먼저 기사를 내린 후 9일 밤에 이를 인터넷뉴스에도 반영해 달라고 우리쪽에 요청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합뉴스에서는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삭제 요구를 해왔다"면서 "포털은 기사에 대한 저작권이 없기 때문에, 이번 건과 관련해 우리가 직접 조치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창기 연합뉴스 사진부장은 자신이 직접 "그 시각에 데스크를 봤다"고 밝히며 "쟁점으로 삼을 것은 아니고 단순한 해프닝이라 생각해 기사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9일 밤 8시께 연합뉴스에서 가장 먼저 기사를 송고했는데 잠깐 사이에 댓글이 많이 붙었다. 댓글에도 정도가 있어야 하는데 대다수 욕설과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이었다. 국가체면도 있고 해서 내 판단으로 그날 밤 10시 넘어서 기사를 내리고 대통령 손에 든 태극기가 안 보이는 사진만 남겼다"고 말했다.

뉴시스에서는 처음부터 이 대통령의 손에 거꾸로 들린 태극기를 잘라낸 채 기사를 내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고명진 뉴시스 사진영상국장은 "국가 위신을 생각해서 밤 10시께 기사를 송고하며 대통령 손에 든 태극기 부분만 잘라냈다. 일부러 태극기를 거꾸로 든 것이라면 당연히 내보내야 맞지만, 의도적으로 그랬을리 만무하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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