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의 인터넷정보보호종합대책 등 정부여당의 인터넷 포털관련 규제정책에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치권과 인터넷업계는 관련토론회를 잇달아 열고 있어 인터넷포털 문제가 미디어 이슈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은 지난 25일 국회 언론발전연구회(회장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주최 토론회에서 몇몇 소수의 부정적 행위는 규제해야 하나 긍정적 사회소통이 가능하도록 기본적인 인터넷 인프라는 진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방송통신위원회의 인터넷정보보호종합대책 등 정부여당의 인터넷 포털관련 규제정책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오른쪽)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주요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 교수는 “다양한 불법행위에 대해 현행법을 기본적으로 적용하되 인터넷 미디어를 통한 사회적 역기능 해소와 건전한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규제와 진흥이 조율된 통합인터넷미디어법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황용석 건국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인터넷 공간에 대한 여론을 과잉 시키고 국민 여론으로 둔갑시키는 미디어들이 있다”며 “현행법으로 처리 가능한 것들을 계속 별도법안으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용자 위원회는 방송법과 같은 허가 사업자에게나 권하는 것이고 자체 모니터 강화 요구 역시 과거 80년대 정기간행물법 상 시설규제와 다를 바 없다”며 “국회가 뜨거운 이슈에서 강력한 법안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희용 한국기자협회 부회장도 “포털을 규제하면 언론의 저작권이 침해되는 모순된 결과도 생긴다”며 “편집권을 남용하지 말라고 요구하면서 기사 삭제권을 준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선진화와 글로벌 스탠더드를 표방하고 있는 정부가 제한적 본인 확인제 등을 추진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터넷미디어협회 등은 포털의 여론 조성기능 독점을 막기 위해 저작권법 등 각종 규제법률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희재 인미협 정책위원장은 29일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 토론회에서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사실 상 포털피해자모임이 구 정보통신부 시절부터 줄기차게 요구한 것들이 반영된 셈”이라며 “일련의 움직임을 마치 정권의 안보 차원에서만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밝혔다.

인터넷미디어협회 입법 청원에 따라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검색서비스사업자법과 신문법 개정안을 지난해 7월 발의한 바 있다. 이헌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 사무총장도 “포털은 이제 막강한 권력을 가지는 언론매체로 성장하였으므로 그 커진 권력 만큼에 상응하는 엄정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며 “포털에 대한 책임과 규제의 문제는 제도적으로 관련 법규의 정비를 통하여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 회장은 “‘사이버공간에 신뢰가 없으며 매우 위험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은 ‘사이버공간에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없으며 (이명박 정권은) 매우 위험하다’는 발언의 다름 아니다”라며 “한번 촛불에 덴 권력과 집권여당은 집권기간 동안 두 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강력한 인터넷 통제 정책을 수립, 실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동훈 광운대 교수(미디어영상학부)는 “수용 가능한 관련법들의 개정과 자율적인 활동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서의 입법이 검색서비스사업자법을 제정하여 얻어진 결과보다 더 실익이 높을 것”이라며 “타의에 의한 규제 및 통제라는 수동적 형태보다 자율적 규제를 유도하고 활성화하는 능동적 방향의 입법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포털 쪽은 사회적 합의를 강조하고 있다. 최성진 다음 대외협력실장은 “광의의 미디어 역할을 한다고 몇 년 전부터 밝혀왔고 그에 대한 책임성도 느끼고 있다. 사회적 합의 수준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며 “새 법안보다 기존 법률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김경달 네이버 정책수석은 “인터넷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 확산되길 바란다. 규제의 수단 또한 헌법의 틀 내에서 다채롭게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문화적인 관점에서 규제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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