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계진 의원.  
 
KBS 출신의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내 'KBS 영구 중립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25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지금처럼 KBS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결국 여당의 입김이 작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진정 KBS의 독립을 위한 특단의 별도 시스템을 정치권에서 만들어줘야 한다"며 위와 같이 주장했다. 이 의원은 "'KBS의 정치적 독립'과 KBS 독립성을 훼손한 장본인인 정연주 사장의 임기사수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KBS는 진보나 보수의 편이 아니라 오직 '헌법적 가치'의 편에 서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의원은 또한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KBS의 자구노력은 자구노력대로 촉구하면서 당면문제인 수신료 인상 역시 일단 해주는 것도 바람직하다"며 "그러고 나서 중립을 못 지키고 공영방송 책무를 다하지 못한다면 신문을 절독하듯 보수든 진보든 수용자들이 스스로 알아서 대응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무엇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정부는 실제 KBS를 장악하려 하지도 않고 장악하고 있지도 못하면서 정치탄압과 장악기도라는 음해에 시달리느니 KBS 영구중립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며 "야당과 이른바 진보세력 KBS가 우군이라는 이익을 누리려고 할 것이 아니라 KBS 영구중립화를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은 "한나라당이나 KBS와의 어떠한 교감이나 조율도 없었다"고 전제한 뒤, "KBS 앞의 '촛불'을 보며 KBS 문제를 근본적으로 정리해보자는 생각을 한 것이 기자회견의 계기"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의원은 본인 자의가 아님에도 1년여 전 문화관광위에서 농림해양수산위로 상임위를 옮기게 된 계기가 정치권으로부터의 KBS 독립을 주창한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KBS의 한 중견 PD는 "한나라당이 준비하는 하나의 안이 될 수는 있을텐데, 앞으로 계속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다만 'KBS를 이른바 조중동처럼 보수적 성향의 방송으로 여기는 분들이 과연 있는가. KBS 사장 이하 현업 언론인들의 성향이 이미 진보적이다'라는 이 의원 발언에 대해서는 "전체 구성원들의 성향을 세밀하게 조사한 것도 아닌데 말이 안 맞는 것 같다"며 "공영방송인이 아무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가운데서 일을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PD는 "KBS는 지난 1973년 한국방송공사로 전환한 이후 역사와 현실을 반영한 인적 충원이 이뤄져왔다"며 "현재 KBS는 역사와 시대의 산물이기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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