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인터넷 여론 통제' 지침 파장
경찰, '인터넷 여론 통제' 지침 파장
서울경찰청, 사이버 관리감독 대응 메뉴얼 '공문'에 네티즌 고소까지…사이버여론 탄압 논란

경찰이 전의경 행정대원을 동원해 포털 사이트의 사이버 검색을 강화하고, 불리한 내용의 경우 포털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를 요구하는 등 구체적 대응메뉴얼 지침을 일선 기동대에 공문을 통해 지시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조직적인 인터넷 여론 통제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포털· 방통심의위에 직접 삭제 요청' …안되면 '고발' 적시

실제 지난 11일 시위대를 과잉진압하는 전의경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한 네티즌이 해당 경찰로부터 고소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 내부의 이 같은 지침이 사실상 경찰 차원의 조직적인 인터넷 여론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 3일 <전의경 인권교육 및 사이버공간 관리강화 재강조 지시>라는 제목으로 일선 기동대에 보낸 공문(경비1과-9038) 에 따르면, 경찰은 '사이버 공간 관리감독' 차원에서 행정대원을 활용, '전경, 의경, 구타, 가혹행위 등'을 필수검색어로 각종 포털 사이트의 사이버 검색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경찰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도 내놨다. 1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다음과 같은 포털에 직접 삭제를 요청하라는 것이다. 공문은 이 경우 강제성은 없으며 처리기간이 보통 1∼2일 걸린다고 적시해 놓았다.

2안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요청을 하는 방안이다. 공문은 위원회 심의 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삭제 명령을 할 수 있다며 이도 안될 경우 수사기관에 고발이 가능하다고 적어 놓았다. 이 경우 통상 2주 가량이 소요된다고도 덧붙였다.

이밖에도 경찰청은 전의경이 사이버 공간에서 물의를 야기하지 않도록 하라며 △촛불시위와 관련 개인공간인 사이월드 미니홈피와 개인 블로그 등에 욕설 등 폭언, 불필요한 의견과 내용 게재 금지 △본래 취지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는 복무생활 관련 의견, 사진, 동영상 등 게재 금지 등도 지시했다.

공문에는 또 부대원 인권 안전교육 강화 조치도 포함됐는데, 여기에는 방패로 시위대를 위협하거나 내려찍는 행위, 시위대에 대한 욕설, 자극적 언행, 돌출행동 엄금 등이 적시되어 있다.

전의경 폭력 진압 사진 올린 네티즌 고소 논란

이러한 경찰 내부의 지침과 별도로, 시위대를 과잉진압한 전의경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한 네티즌이 해당 경찰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한 일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을하늘'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30대 네티즌이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시위자의 목을 조르거나 뒤통수를 때리는 등 과잉 진압을 한 전.의경의 사진과 개인신상을 올렸다가 해당 전.의경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당해 11일 경찰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직적 인터넷 여론탄압에 나선 것" 비판 

이에 대해 인터넷기자협회 이준희 회장은 "경찰 조직 체계상 상부의 지시 없이 해당 전·의경이 자체적으로 네티즌을 고소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경찰청의 공문이 사실이라면 이 같은 지침에 따라 네티즌 고소가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는 경찰이 경찰 조직을 통원해 인터넷 여론탄압에 나선 것"이라며 "이러한 의혹에 대해 경찰청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