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방송노조(NHK 본사 및 그 계열사 노조로 구성됨·일방노)의 닛타 토요사쿠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 5명이 지난달 24일 KBS노조(위원장 전영일)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지난 93년부터 KBS노조와 일방노 간에 진행돼온 정기교류의 일환으로 방한한 닛타 토요사쿠 위원장을 만나 얼마전 벌어진 우리나라 언론사 총파업과 일본 언론노조의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얼마전 한국의 언론노조들은 노동법, 안기부법 철회를 위한 사상 초유의 언론총파업을 단행했다. 일본에서도 이 소식을 들었으리라 생각하는데.

“일본방송노조를 비롯해 언론종사자들은 이번 싸움에 대해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의 언론노조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엄연히 존재하는 민주노총의 실체를 거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 악법을 그대로 두면 노동자가 탄압을 받을 뿐 아니라 결국 시민과 나아가서 국민 전체가 종속된다.
대체근로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은 노동자의 투쟁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는 것이 된다. 교사와 공무원도 노동자로서 당연히 권리를 보장받아야만 한다. 이럴 때만이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보통의 나라’로 인정받을 것이다.” 닛타 위원장 일행은 언론노련이 ‘미디어오늘’을 발행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상당한 놀라움과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한국의 방송노조들은 방송단일노조 건설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등 산별체제로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언론노조가 일방노, 민방노련, 신문노련으로 분화돼 있는데 일본 방송노동운동의 현황과 과제는 무엇인지.

“일본의 언론노조가 신문, 공영방송, 민영방송으로 분화된 것은 2차대전 전후 노동운동이 기업별 형태로 재건됐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 탓인지 그후 동업자끼리 같은 과제를 놓고 투쟁을 벌였고 발전해갔다. 앞으로 언론노조들의 과제는 임금, 복리후생의 향상도 필요하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을 통한 민주주의의 진전이다. 이런 목표를 위해 일방노 및 언론노조들은 뭉칠 것이다.”

-한일언론은 그동안 상대방에 대해 국민감정에 따라 감정적 보도를 해온 게 사실이다. 양국의 언론은 서로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어 객관적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데.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로 만든 사실에 대해, 당시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 다음은 한국 사람들이 지금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일본의 일부에선 식민지 통치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2차대전을 방위전쟁으로 인식하는 세력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런 주장은 말도 안된다. 이런 측면에서 언론은 제대로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한국의 언론도 일본에 대해 기탄없이 터놓고 이야기를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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