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촛불시위 집회 신고를 낸 고3학생을 불러내 무리하게 조사했다는 CBS노컷뉴스 보도와 관련해 경찰이 해당 경찰관에 대해 경위조사에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경찰관이 학생을 강압적이고 억압적으로 조사하는등 과잉수사 정황이 드러나면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CBS는 이와 함께 학생을 수업시간이 아닌 쉬는 시간에 불러냈다는 경찰의 해명도 거짓이며, 선생들이 해당 학생에게 거짓해명을 하도록 종용했다고 재차 폭로했다.

경찰 "고3생 강압조사 의혹받은 경찰, 경위조사 중…강압 드러나면 처벌"

   
  ▲ 전주 덕진경찰서 전경.  
 
전주 덕진경찰서 이건영 정보과 경장은 이날 "집회신고자가 그 학생(전주 소재 고3생 김모 군)으로 돼있어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학교에 찾아간 것은 맞다"며 "조사과정에서 학생이 억압적으로 느꼈다면 어쩔 수 없다. 학생 입장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경장은 "우리가 억압적으로 조사했겠느냐. 통상 우리는 집회 주최자 및 질서유지인 등과 대화채널을 두고 있다.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은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가 잘못한 것은 여린 고교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고,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미처 생각 못한채 조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장은 물의를 일으킨 이모 경위에 대해 "현재 자체 경위조사 중이며 조사해서 잘못이 밝혀지면 처벌할 것"이라며 "강압적이거나 억압적으로 조사했는지, 과잉수사했는지 등이 드러나면 조치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 여린 마음 헤아리지 못한 것 잘못"

수업시간 중에 불러냈다는 CBS의 보도에 대해 이 경장은 "수업 시간에 불러낸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도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진 못했다.

그러나 CBS는 쉬는시간에 불러냈다는 경찰의 해명이 허위라며 재차 폭로했다.

   
  ▲ CBS 자료사진. ⓒ노컷뉴스  
 
CBS는 이날 오후 4시 송고된 <수업중 '촛불 고교생 조사' 진술 입맞춤 종용 물의>에서 "해당학교를 찾아 B군과 함께 수업을 받았던 학생들에게 정보과 형사가 찾아왔던 당일, B군(김군)이 언제 불려나갔는지를 묻자 학생들은 '수업시간 도중이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CBS는 이어 "B군은 처음엔 CBS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가 녹음테잎을 들려주자 한 학교 교사로부터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학교 선생님들이 다친다' '쉬는 시간에 불려간 것으로 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고도 전했다.

단독보도한 CBS "'쉬는시간에 학생 불렀다'는 경찰 해명은 거짓…입맞추기 종용도"

앞서 CBS는 이날 오전 송고한 <경찰, 촛불시위 참가한 고3학생 수업중 조사 '물의>에서 전북 전주시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김모군의 말을 빌어 "당시 한국지리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갑자기 교실로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귀를 잡아끌었다. 어디로 누굴 만나러 가는지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학생주임실로 끌려가보니 경찰이 앉아있었다"고 단독 보도했다.

CBS는 "학생주임실에 끌려간 김군은 전주 덕진경찰서 정보과 소속 이모 형사(경위)로부터 어떤 단체에 소속돼있는지, 누가 지시했는지, 언제부터 인터넷 모임 활동을 했는지, 운영자는 누구인지 등에 대해 자세한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하면서 "아침에 갑자기 영문도 모르고 불려갔더니 경찰이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어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경찰은 물론 곁에 학생주임 선생님까지 있어서 무섭고 불안했다"는 김군의 말을 인용했다.

시민단체들은 경찰과 교육당국이 청소년들의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 권위주의 정부의 공안식 발상이라고 지적했다고 CBS는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