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한 10대들은 “조중동은 쓰레기”라는 말을 내뱉으면서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감을 거침없이 표출했다. 이들은 동시에 자신들만의 소통 공간을 찾아 자발적인 여론화에 나섰다.

이는 전통적 의제설정에 게이트키퍼 역할을 했던 기존 미디어 권력에 반해, 아래로부터의 의제설정과 이의 폭발적인 확대 재생산 과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여론 확산은 인터넷을 통해서 먼저 일어났다. 광우병 쇠고기 반발 여론이 불붙기 시작한 지난 4월 말에서 5월 첫째 주 인터넷 포털 방문자수는 크게 늘었다. 특히 토론, 청원, 서명운동 등이 진행되는 참여형 콘텐츠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미디어다음 쪽은 지난 4월 말에서 5월 첫째 주 토론방 ‘아고라’의 페이지뷰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임선영 미디어다음 뉴스팀장은 “미디어다음의 경우 한 줄 짜리 의사표현부터 블로그를 통한 기사 쓰기까지 관심도나 표현 수준에 따른 다양한 참여 서비스가 최적화되어 있다보니 네티즌들의 여론화에 시너지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급격한 페이지뷰 증가에도 불구하고 뉴스콘텐츠의 페이지뷰 증가율은 다소 증가(5.7%)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송경재 교수(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는 “기존 언론 보도에 실망한 네티즌들이 직접행동에 돌입했고, 이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게시판과 토론방을 자신들의 중요한 공론장으로 삼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이어 “기존 전통적 의제설정이 게이트키퍼를 통해 이루어졌다면 이번 광우병 논란 사례에서는 아래로부터의 의제설정과 여기에 더해 피드백의 확산, 역의제 설정이라는 심층작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났다“며 “이는 일방적인 절대권력에 대한 강력한 저항의 한 사례로 각인되어 향후 정치운영의 방향이나 기존 미디어의 의제설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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