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가 23일 삼성 쇄신안에 따른 이건희 회장의 퇴진을 두고 '버릴 수 있는 것은 모두 버렸다'고 호평한 중앙일보에 대해 "도대체 뭘 버렸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중앙을 포함해 동아일보, 경제지 등 삼성쇄신안을 높게 평가한 매체에 대해 언급했다.

   
  ▲ 김용철 변호사.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용철 변호사, '모든걸 버렸다' 중앙 사설에 "도대체 뭘? 차명계좌도 버렸나"

중앙일보는 사설 <삼성, 아픔을 딛고 세계 최고가 되라>에서 "삼성의 쇄신안은 그동안 제기된 개혁안으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20조원 이상이 드는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설립도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단 삼성과 이 회장은 버릴 수 있는 것은 모두 버렸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 변호사는 이를 두고 "차명계좌도 버렸느냐. 4조5000억 원에 달하는 그 재산도 버린다는 거냐. 도대체 뭘 버렸다는 거냐. 회장 명칭과 명함이 뭐가 중요한가. 20년 동안 회장을 했으면서 얼마나 더해야 버리지 않는 것이냐"고 말했다.

또한 중앙일보가 3면 <전략기획실 해체 의미 "경영방식 180도 바꾸겠다는 확실한 의지">에서 삼성 쇄신안에 따라 전략기획실을 대체할 사장협의회를 두고 "그 모체는 수요회"라며 "삼성은 매주 수요일 오전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계열사 사장단 모임을 해왔다. 그러나 투자계획 등 그룹의 실질적 경영계획은 전략기획실이 이끄는 '전략기획위원회'에서 담당했다. '9인회'로 불리는 이 모임에는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외에 주력사 경영진이 참석해왔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도 김 변호사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지금껏 그 모임은 한 번도 개최한 적이 없다. 형식적인 기구일 뿐이다"

"(이 회장의 일선 퇴진에 따라) 한국의 간판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가 미래전략과 관련, 향후 방향을 제대로 잡아 나갈지 걱정된다는 소리도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는 중앙일보(3면 <이건희 회장 퇴진후 삼성 "앞으로는 계열사 별로 독자 경영하게 될 것">)의 우려에 대해 김 변호사는 "중앙일보가 계열사니까 그렇게 보도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김인국 신부는 이날 "(중앙 동아 경제지 등) 언론의 왜곡과 지식인의 침묵이 삼성 비자금 의혹 제기 이후 용기있는 제보자들을 참담하게 만들었다"며 답답해했다.

   
  ▲ 지난해 10월말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의혹 첫 폭로 기자회견 당시 발언중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김인국 총무신부. ⓒ연합뉴스  
 
김 신부는 "삼성이 쇄신안을 통해 보여줬지만 경제민주주의를 위한 우리의 거룩한 싸움은 이제 첫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오늘(23일) 오후 3시 삼성특검 수사결과와 삼성쇄신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성당에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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