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3사가 실제와 차이를 보인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예측보도와 관련, 총선일 이튿날인 10일 저녁 메인뉴스에서 일제히 이유를 해명했다. 3사는 공히 이번 총선에서 초경합지들이 이례적으로 많았다는 점을 '오보'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 4월10일 KBS <뉴스9>.  
 
KBS는 <뉴스9>의 18번째 꼭지 <왜 빗나갔나?>에서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등의 의석수를 잘못 예측한 것에 대해 "비례대표 의석 수를 한나라당은 실제보다 많이, 친박연대는 실제보다 적게 전망한 것이 결정적 이유"라며 "조사 과정에서 응답을 회피한 상당수 친박 지지자들이 후보 투표는 한나라당 후보자에게, 정당 투표는 친박연대에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일부 지역구에서 후보자 당락이 잘못 예측된 이유로는 유난히 초접전 지역이 많았던 이번 총선의 특수성 등이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총선은 작은 지역 단위의 선거로 소지역, 학연, 혈연 등 투표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더욱 많아 대선에 비해 예측이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면서도 "KBS는 이번 예측조사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보완해 더욱 정확한 선거방송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4월10일 MBC <뉴스데스크>.  
 
MBC와 SBS는 앵커 멘트를 통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먼저 밝힌 뒤 리포트를 전했다.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22번째 리포트 <예측조사 왜 틀렸나>를 통해 예측 착오의 원인을 짚었다. 리포트는 "출구조사 당선자와 실제 당선자가 다른 경우가 90곳 가운데 12곳"이라며 "실제 투표와 다르게 답한 경우가 많았다고 볼 수도 있고 출구조사를 실시하는 지역이 대부분 초접전 지역인 까닭도 있다"고 풀이했다.

또 "특히 집권당의 의석수가 매번 예상보다 못 미치는 이유는 여론조사 내용이 실제 투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며 "이번에도 한나라당이 과반을 너끈히 넘으리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보도되면서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가 접전 지역의 결과를 뒤집었을 거란 분석"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는 '총선 여론조사 무용론'에 대해서는 "선거기간 여론의 흐름은 유권자에게 중요한 정보란 점에서 여론조사는 그래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진다"고 반박했다. 다만 "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고 조사 보도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 4월10일 SBS <8뉴스>.  
 
SBS <8뉴스>의 17번째 꼭지 <초경합지 많아 혼선>은 "SBS의 의뢰에 따라 여론조사를 실시했던 한국갤럽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측은 오류가 생긴 가장 큰 이유로 초경합지가 유난히 많았던 점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또 "투표율이 역대 최저인 46.1%에 머물면서 예측조사에 응했던 50만 명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로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오차 발생의 원인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리포트는 "특히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높았던 장년층 이상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정확히 읽어내지 못했다"며 "소수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대체로 조사에 소극적으로 응하면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표심이 상대적으로 부풀려 조사됐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이어 "전문 여론조사 기관들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혼선을 초래한 원인을 분석하고 다각도로 보완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상파방송 3사는 4년 전 제17대 총선에서도 부정확한 예측보도를 내보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의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KBS·MBC), '경고'(SBS) 등 조치에 처해진 바 있다. 당시 심의위는 "제15·16대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방송 3사가 정확하지 않은 예측조사 결과를 보도한 것은 선거방송시스템 문제에 기인한다"며 방송사에 제도 개선을 주문하는 한편 "SBS는 선거일 다음 날 뉴스를 통해 정식으로 사과방송을 한 만큼 KBS·MBC에 비해 가벼운 조치를 한 것"이라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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