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팀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일주일만에 재소환하는 이유에 대해 조사를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온 만큼 이번 재소환의 결과, 어떤 수위로 이 회장을 사법처리할지에 대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윤정석 삼성특검 특검보는 10일 조사 배경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비자금 차명계좌 부분과 함께 전체적으로 마무리 안된 분야 등 조사에 필요한 사항이 더 있다"며 "마무리 수사를 위해 필요한 사항 조사할 예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 특검보는 "최종 수사하는데 검토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더 해야 한다. (이 회장을) 오라가라 하는 것도 여러 가지 수사 마무리 차원에서 가능한한 짚고 넘어가야하기 때문"이라고 밝혀 조사마무리를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 4일 소환조사받았을 때 이 회장이 밝힌 내용과 이후 이학수 김인주 등 삼성 주요 임직원의 진술 내용에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특검보는 "지난번에 충분히 조사했는데 다시 최종적으로 기록을 검토하면서 조사할 게 생겼다"며 "조사라는 게 완벽하게 하려면 부족한 게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출두할 때엔 △에버랜드 전환사채 실권 지시여부에 대해 "기억이 없다"고 △삼성생명 차명주식 소유 여부에 대해 "모르겠다"고 △로비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 없다"고 밝혔다가, 5일 오전 귀가할 땐 각종 의혹에 대해 "일부 인정했다…100%는 아니고"라고 입장을 바꾼 바 있다.

이와 관련해 MBC는 지난 6일 삼성전자가 임원들의 명의로된 계좌에 130억원이라는 뭉칫돈을 넣은 것을 특검팀이 확인했으며, 이에 따라 이 회장의 구속여부도 특검 내부에서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서는 끝내 언급하지 못했었다.

   
  ▲ 이건희 회장이 지난 4일 특검에 출두했을 때의 현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윤 특검보는 10일 브리핑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언급할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곤혹스러워했다.

이 회장의 재소환은 CBS가 지난 7일 단독보도한 바 있다. CBS는 <삼성특검, 이건희 회장 한차례 더 소환>에서 특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 회장에게) 확인해야 할 것이 더 있다. 이 회장을 한차례 더 소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CBS는 "특검팀의 이건희 회장 재소환 조사에서는 이 회장의 추가 혐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었다.

그러나 윤정석 특검보는 당시 CBS의 보도가 나간 당일 브리핑에서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으나 재소환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한다. 그날 충분히 조사는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사실상 재소환은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당시 '조사할 분량이 많다면서 다 조사했다는거냐'는 질문에도 윤 특검보는 "전반적으로 조사됐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10일 브리핑에서 '며칠전 말할 때 재소환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할 만큼 했기 때문에 다시 오시기 어렵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추궁에 윤 특검보는 "자꾸 내게 (같은 걸 물어보는데)… 조사라는 게 마무리하는데 필요하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이건희 회장이 또 조준웅 특검을 만날 지에 대해서도 주목된다. 윤 특검보는 "그 부분에 대해 묻지 말아달라. 특검방에 갔느냐 안 갔느냐고 관심을 갖는데 같은 사실이라도 쓰기에 따라 왜곡될 수도 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이 오면 필요한 여러 가지 사항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특검팀은 10일 오후 전략기획실과 삼성화재 임원을 불러 조사를 벌인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