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 PD수첩>(기획 조능희)이 이른바 '석궁테러' 사건의 이면을 파헤친다. 지난해 1월15일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는 석궁을 들고 고등법원 부장판사 박모씨 집 앞을 찾았다.

김 전 교수는 1995년 성균관대 수학과 대학입학 시험의 오류를 지적한 뒤 부교수 승진과 재임용에서 탈락했으나, 법원은 대학 쪽 손을 들어줬다. 박 판사는 이 사건의 항소심 부장판사였다. 이날 박 판사에게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김 전 교수는 이례적으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형을 받았다.

< PD수첩>이 제기하는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증거 조작설이다. 사건 피해자인 박 판사는 김 전 교수가 쏜 화살에 맞았다고 주장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제출된 박 판사의 와이셔츠의 복부 부분에서 혈흔은 검출되지 않았다.

   
  ▲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 ⓒ노컷뉴스  
 
아울러 "화살은 부러져 있었다"던 박 판사 진술과 달리 경찰이 사건 현장에서 입수한 증거물 중 부러진 화살은 없었다. 경찰이 입수한 화살에서는 혈흔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문제의 '부러진 화살'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 PD수첩> 제작진은 박 판사가 처음부터 화살에 맞지 않았을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한다.

제작진은 납득되지 않는 재판과정도 문제삼았다. 김 교수 쪽은 여러 차례 증거에 대한 검증을 요구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24일 "재판부가 고위법관이 피해자인 사건에 당사자 입장으로 공판을 진행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라며 "석궁 사건을 둘러싸고 발생한 수많은 의혹과 공방을 집중 취재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박철언 전 장관 비자금 논란'(가제) 편과 함께 준비한 '석궁테러 미스터리'(가제) 편은 오는 25일 밤 11시10분부터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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