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영상>, 청와대 수정요구 있었다"
"<돌발영상>, 청와대 수정요구 있었다"
8일 홍상표 YTN 보도국장…"스스로 판단해 동영상 삭제한 것"

청와대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삼성 떡값 명단' 발표에 앞서 이를 미리 해명한 일을 풍자한 YTN <돌발영상> '마이너리티리포트'편이 지난 7일 오후 방영 뒤 삭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마이너리티리포트'편 삭제 과정에서 YTN이 청와대로부터 수정 요구를 받았다고 밝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8일 오후 6시 현재 YTN 홈페이지(www.ytn.co.kr)에는 '마이너리티리포트'편이 삭제된 상태며 국내 포털사이트와 블로그 등에서도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된 '마이너리티리포트'편은 지난 5일 사제단의 삼성 떡값 로비 대상자 발표가 나오기도 전에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출입기자를 상대로 진행한 해명 과정을 담고 있다.

   
  ▲ YTN <돌발영상> 3월7일 '마이너리티리포트'편. ⓒYTN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됐던 사제단 발표 전인 오후 3시께 이 대변인은 "자체 조사결과 거론된 분들이 떡값을 받았다는 증거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기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며, 사제단 발표 뒤에 반박성명을 보도해달라는 '엠바고(보도시점제한)'를 걸었다.

그러나 청와대 반박 뒤 이날 오후 4시께 사제단 김인식 신부는 "저희가 밝히지 않은 인사가 누구인지, 어떻게 저희의 심경을 알아맞혔는지 모르겠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을 이런 때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7일 오후 방송된 '마이너리티리포트'편은 5일 청와대와 사제단, 기자들 사이에 일어난 일을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 장면과 함께 편집한 것이다.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는 미래에 발생할 일을 예측해서 행동한다는 내용으로, <돌발영상>은 청와대가 일어나지 않은 일을 예측해 성명을 발표했다고 풍자한 셈이다.

'마이너리티리포트'편은 네티즌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지만 소문을 듣고 YTN 홈페이지를 찾은 네티즌들은 해당 동영상을 볼 수 없었다. 그러자 ID jang4888, ihu2000, Allure 네티즌은 YTN 시청자 게시판에서 삭제 해명을 촉구했고, ID doong83, beholder, maz666, bacchus72 네티즌 등은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YTN 홍상표 보도국장은 8일 "방송기자들이 사제단 발표에 대한 청와대의 반박을 먼저 요청했고 청와대도 사제단 발표 이후에 쓴다는 전제로 엠바고를 걸고 발표한 것"이라며 "<돌발영상>은 이 엠바고를 어긴 것이므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삭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청자들이 제기하는 '외압' 의혹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수정 요구는 있었다. 하지만 (삭제 여부는)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고 홍 국장은 해명했다. 삭제 과정에 대한 시청자들의 해명 요구에는 "차후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대변인실도 같은 날 "청와대와 기자들 사이의 신사협정이 깨진 것에 대해 YTN 기자를 비롯한 청와대 출입 기자에 유감을 표명했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출입기자단에서 적절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YTN <돌발영상> 3월7일 '마이너리티리포트'편. ⓒYTN  
 
그러나 이번 사태가 보도시점 제한이라는 엠바고를 어긴 것이 아니라 보도시점 제한이 끝난 뒤 그 과정을 공개한 것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YTN과 청와대의 주장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창룡 인제대 교수(언론정치학부)는 8일 "엠바고는 국가안위나 외교적으로 중대한 사안에 대해 요청하는 것"이라며 "기자단이 지켜줄 만한 가치도 없는 것인데 그 엠바고 과정을 공개한 YTN에 유감을 표명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통합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7일 "기자들의 편의를 위해 사전에 브리핑했다고 하지만 이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프레스 프렌들리가 아니라 프레스 가이드라인(보도지침)을 제시한 것 아닌가"라고 추궁한 바 있다.

8일 오후 6시 현재 해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 온 <돌발영상> '마이너리티리포트'편은 4만8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보이고 있으며,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청원방에 오른 '돌발영상 삭제에 대해 YTN 의 해명 요청'에 대한 서명도 250건이 넘은 상태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