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중앙대 겸임 교수는 "책임 있는 정치가라면 낯간지러운 모금 운동할 때가 아니다"라며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예산 자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진중권 교수는 13일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문제는 왜 대책도 없이 서둘러 개방부터 했느냐"라며 "(성금 제안은) 제 생각에 개인적인 야심 때문에 그러신 것 같다"고 말했다.

   
  ▲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진중권 교수는 이명박 당선인을 '2MB(2메가바이트)'라고 지칭하며 성금 모금 제안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진 교수는 "사고는 자기가 치고 재미도 자기가 보고 돈은 왜 우리가 내냐, 이게 국민들 정서"라며 "숭례문이 무슨 불우이웃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명박 당선인의 의중에 대해 진 교수는 "불타 버린 국보 1호, 국민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다시 서다, 이거 감동적인 드라마죠. 그 앞에서 활짝 웃으면서 사진 찍을 것"이라며 "이제 모금운동을 자기가 발의했으니까 복원의 공까지 자기가 챙기는 건데 이제까지는 그런 게 잘 통했는지 모르겠는데 앞으로도 그런 게 잘 통할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에 대해 진 교수는 "그 분이 참새 아이큐의 10분의 1만 가졌어도 대통령 사저와 숭례문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정하진 않았을 것 같다"고 쏘아 붙였다. 나 대변인은 "노 대통령께서 봉하 마을에 쓰는 관심의 10분의 1만이라도 문화재 방재에 쏟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고 논평을 해 논란을 산 바 있다.

진중권 교수는 청계천, 한반도 대운하 등을 예로 들며 보이지 않는 문화재 훼손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진 교수는 "(청계천 사업은) 문화 복원도 아니고 생태 복원도 아니고 그냥 커다랗게 공구리 친 것"이라며 "(대운하도)금수강산이 온통 사우디 사막의 공사판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해서도 진 교수는 "오렌지를 알렌지로 표현해야 경쟁력 생긴다는 분들"이라며 "교육이 무슨 수령님 업적 따라 배우기입니까. 하여튼 아직 집권도 안 했는데 노무현 정권 5년 겪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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