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혁신안이 3일 부결돼 당 지도부 공백과 민노당 분당이 가시화되고 있다. 심상정 대표는 오늘(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

3일 오후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임시당대회에서 ‘최기영 이정훈의 명백한 해당행위’라는 일심회 관련 비대위안의 일부 내용을 삭제하는 수정안에 대해 대의원 투표를 진행한 결과 재적 862명 중 찬성 553명이 찬성했다. 비대위안이 부결된 것이다. 이날 당대회에서 '일심회' 관련 당원 제명안은 혁신안과 관련한 격한 논쟁의 중심에 섰다.

"비대위안 부결되면 당 분열"

   
  ▲ 심상정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평등파는 비대위안을 찬성하는 주장을 펼쳤지만 다수인 자주파에는 역부족이었다. 정종권 위원장은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일심회'"라고 밝히며 일심회 관련 최기영, 이정훈 당원의 제명을 주장했다.

정창윤 대의원은 "심상정 비대위원을 살려야 한다"며 "오늘 잘못된 결정이 이뤄진다면 진보정당은 두 개가 만들어질 것이다. 민주노총도 두 개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박용진 전 대변인도 "민노당이 왜 시끄럽나. 분열 때문이다"며 "비대위안이 부결되면 당이 분열되는 것은 제 가 말씀 안 해도 다 알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안 통과하면 조선일보 칭찬할 것"

그러나 한 당원은 "공당 되려고 간첩단 딱지 떼고 위반자 솎아내려는 압력을 넣는 것이 사태의 본질"이라며 "내일 TV, 신문에서 어떤 것을 보고 싶은가. 민노당이 국가보안법 지켰다고 신문 헤드라인에서 보고 싶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일심회 관련 제명에 대해 한 당원은 "'당원 정보 유출'에 대해 비대위가 문제 삼고 있다면, 조선일보 기자와 만난 조승수 소장이나 조선일보 블로그에 당내 동향을 올린 당원들의 징계까지 문제삼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자주파들은 보수 언론의 보도를 문제삼았다. 한 당원은 "(비대위) 안을 통과하면 소위 철들었구나하며 조선일보, 우익 언론, 주류 사회의 칭찬을 받을 수는 있지만 민노당이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앞서 임시 당대회가 열리기 전에도 '일심회 조작사건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일심회 관련 당원 제명이라는 마녀사냥과 인권유린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비대위는 당헌당규 위반의 범위에서 다루고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나 궤변일 뿐"이라고 비대위 혁신안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4일 오후, 심상정 대표 '사퇴'할 듯

일심회 관련 비대위안이 부결되자 심상정 대표와 평등파 당원들은 바로 당 대회장을 떠났다. 심상정 대표는 비대위안이 부결되면 불신임으로 판단해 사퇴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지안 부대변인은 "4일 오후 1시 반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상정 대표가 사퇴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이다. 4일, 5일 당내 연쇄 탈당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비대위가 전격 해체되면 비례대표 1~8번, 19번, 20번을 전략명부로 하는 총선 선출 방안도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 향후 총선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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