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10월24일 박경식씨(서울 송파구 G남성클리닉 원장)와 통화를 나눈 내용 전문을 게재한다. 김씨는 이 통화에서 국민회의 이성재의원의 소아마비 사실을 육두문자를 써가며 비하하는 한편 주요 정치적 현안에 개입하고 있음을 스스로 시사했다. 또 박씨는 김씨에게 (주)메디슨 대표 이민화씨의 특혜사실에 대해 일부 언론이 취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도되지 않은 점을 들어 언론통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김현철 : 연락드린 것은 얘기 들어서 아시겠지만 엊그제 엉뚱한 얘기를 들었는데 이민화 사건 말이죠. 언론에까지 실렸던데 말이죠. 박원장(박경식)께서 그러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야당쪽에까지 자료가 들어가고.

△박경식 : 자료를 넘긴 것은 없구요. 이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아요.

△김 : 그런 얘기가 뭐 중요한 얘기라고 야당에, 그것도 국민회의에 넘어갔다는데 보통 불쾌한 게 아녜요. 박원장님도 아시지만 이민화인지, 김민화인지 그 사람 … 왜 그 야당에 이성재인가 절룩절룩하는 놈이 하나 있는 모양이죠. 그 놈한테서 그것이 들어갔다고 해서 내가 그것을 파보라고 그랬다고요. 그게 지금 자기네들이 직접 접근한 게 아니라 제보를 받았다는 거죠. 도대체 이해가 안가요.

△박 : 지난번에 말씀 드린 것처럼 동아일보, 조선, 경향, MBC, KBS에서 취재를 해 갔어요. 쓰지는 않았지만. 어른(김대통령)과 경남고 동창되는 초음파 수입하는 사람이 이민화 때문에 구속됐던 일이 있어요. 어른이 대표 시절에 돌봐줘서 나왔다고 하던데. (이민화에게) 고소고발을 당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예요. 그 사람 자체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예요.

△김 : 이번에 나온 얘기는 박원장 얘기던데. 이번 일과 박원장께서는 관계가 없으신 거죠.

△박 : 관계없구요. 안타까운 것이 지난 번에도 청와대 비호세력이 많다는….

△김 : 박원장께서도 비호세력이라고 말하는데, 청와대 비호세력이란 것이 저도 답답한데 말이죠. 그 사람이 비호할 만한 사람입니까. 이민화가 박철언입니까.

△박 :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언론을 누가 막았길래 의협신문 등 의사들이 만드는 신문조차도 이민화 건은 게재하지를 못한다고 그래요.

△김 : 야당에까지 정보가 흘러들어갔다는 게 도대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야당이) 어디서 입수했는지 분명히 밝히려고 얘기하고 있는데 이성재인가 뭔가 하는 놈이 일단은 제보자가 따로 있다고 하는데 말이죠. 이(홍구)대표 연설한 내용 중 원고에 이민화 관련 내용이 그대로 실려 있는 모양이죠. 야당에서 무슨 폭로를 한다고 그러는데 미친 놈 새끼들 무슨 폭로할 게 있다고…. 고박사(고창순 대통령 주치의)가 일이 영 이상하게 됐다고 걱정하고 있길래 내가 사실은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요. 내가 영 기분이 좋지 않네요. 어쨌든 박원장이 그랬을 리는 없겠지만 야당에까지 흘러들어가고 그런다는 게 걱정입니다. 저는 저대로 워치(주시)를 해야겠지만 말이죠….

△박 : 이번 기회에 바라는 것은 고박사가 저랑같이 … 한겨레 기자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다른 데서 전화온 것은 없구요. 조선에 보니 박모원장 나왔더군요. 어른께서 깨끗이 할려고 노력하는데 … 종로 반줄에서 천만원씩 술값을 내고 먹는 사람도 있고 뭔가 잘못됐어요. 어떻게 얻은 정권인데 나쁜짓들이나 하고 있으니 안타까워요. 어른께서 고민하는데 밑에 놈들이….

△김 : (이민화 소송건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박 : 이민화 때문에 손해 본 사람이 수십명에 달해요. 지검에서 무혐의 처리해 대검에 올라가 있어요.

△김 : 도대체 그게 무슨 큰 뉴스거리라고 야당에까지 가고 걱정이 많아요. 이양호 사건도 군대 내에서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얘기이고 말이죠. 우리가 군납비리 부분은 뿌리를 뽑을 예정이지만 박원장도 신경 써주시고… 야당에 들어갔다는 것 때문에 제가 기분이 썩 좋지 않은데 말이죠. 박원장의 얘기가 야당놈들이 떠드는 얘기더라구요. 이것은 좀 이상하다 싶어 연락을 드렸는데 잘 알겠습니다. 다른 분이라면 몰라도 우리 캠프에서 일하셨던 입장이신데. 어머님(손명순여사)에게 그렇고요. 여러가지로 썩 좋지 않은데. 겸사겸사해서 연락드렸어요.

▶괄호 내용은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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