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미디어정책 가운데 인터넷미디어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언론학회가 지난 1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인터넷미디어에 대한 현재의 규제가 좀 더 완화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발제를 맡은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는 인터넷미디어 가운데 포털을 지목하며 “그동안의 법안들이 포털에 대해 규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규제와 진흥이 조율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인터넷산업의 진흥과 규제를 조율할 수 있는 방안으로 통합적 인터넷 법안, 즉 ‘인터넷콘텐츠통합법’을 제안했다.

성 교수는 “규제문제는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법이 핵심”이라며, “공정경쟁을 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또 “규제는 최소화하고 진흥 중심으로 집행해야 한다. 진흥을 위한 규제가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콘텐츠 프로바이더(CP)를 진흥할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언론학회가 17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개최한 <새정부의 미디어 정책과제 토론회2>에 참가한 토론자들. 김경달 네이버 정책담당 수석이 발언하고 있다. ⓒ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경달 네이버 정책담당 수석은 포털의 입장을 옹호하는 한편, 인터넷 이용자의 가치에 맞는 산업을 육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무엇보다 뉴스 수용자가 아닌 이용자 중심으로 논의가 흘러가야 한다”면서 “이용자 가치를 언론이 어떻게 키워나가는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어 “포털은 그것을 유통하는 통로로 그들의 이해관계를 잘 유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포털에 대한 접근은 탈규제 중심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포털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뉴스의 연성화는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변화의 트렌드”이고, “특히 편집 문제 때문에 포털이 아젠다 세팅을 주도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하루 1만 건 쏟아져 나오는 기사 가운데 7000건은 겹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포털의 편집 행위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 인터넷기업협회 대외협력실장 역시 “인터넷미디어에 대해서는 그동안 지원정책 보다는 규제책만 쏟아져 나왔다”며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자율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스스로 제어하기 전에 규제의 칼이 먼저 날아온 것이 현실이었지만, 그런 경우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인터넷미디어의 특징”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얘기하니까 인터넷미디어에 있어서도 기대되는 측면이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 실장은 또 인터넷산업을 CP(콘텐츠 프로바이더), SP(서비스 프로바이더), NP(네트워크 프로바이더)로 분류하며 “이들 세 영역 사이에 상승 협력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뉴스제공 언론사에서 좋은 콘텐츠를 주는 경우가 없었다”며 “CP쪽에 자율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무엇보다 지금까지 규제책밖에 없었지만 앞으로는 콘텐츠를 창작하는 데 힘을 북돋워 줘야 한다”면서 “최대한 자유로운 창조환경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이사는 인터넷언론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박 이사는 “인터넷 언론의 특징은 다중의 네티즌이 가지고 있는 힘이 중요하다는 점”이라면서 “그것을 살리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인터넷상에서는 개인이 미디어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인터넷언론만큼이나 일반 네티즌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네티즌이 자유롭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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