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사무실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왼편에 있었다. 건물구조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겠지만,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풍겼다. 그래서일까. 김 발행인이 자신을 ‘세일즈맨’이라고 소개한 것은 우연이 아닌 것 같았다.
▲ 이창길 기자 photoeye@ | ||
최근 한 방송사가 토론회 섭외를 해왔을 때 거절하려다가 <시사IN> 홍보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출연을 수락한 것은 그가 밝힌 대표적인 ‘세일즈’ 사례다.
그가 세일즈를 강조하는 것은 언론인 출신도 기업인 출신도 아닌 그가 매체 경영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주변에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재무제표를 꼼꼼히 검토해보지는 못했지만 재정상황이 취약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광고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1년 안에 제 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3개월 만에 망한다고 했지만 벌써 창간한지 4개월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기자들이 퇴직금을 출연하고 뜻 있는 분들이 후원금을 내서 창간자금 30억 원을 마련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기자들은 월급 없이도 일할 사람들이고, 저 역시 발행인을 수락하면서 무보수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기자 한 사람 더 쓰는 게 낫지요. 내년 3월까지가 고비라고 생각하는데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고 1년 동안만 잘 경영하면 제 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또 지배구조의 건강성도 강조했다. 주주가 5명인데, 그중 2명이 기자대표다. 게다가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20%이상을 초과하지 않아 특정 주주의 입김이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그는 “기자들에게 정확·정직·정당한 기사를 쓰라고 주문했다”며 “언론은 상품이 좋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시사IN>의 장점으로 ‘간섭과 통제를 받지 않는 매체’라는 점을 들었다.
“시사인의 장점은 대주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간섭과 통제를 받지 않는 매체라는 점입니다. 경영과 편집도 완전히 분리시켰습니다. 통제 받지 않는 자유로운 언론은 무서울 게 없어요. 절대권력도 마음대로 비판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삼성은 훌륭한 기업이지만 그렇다고 관리·경영에 흠이 있는데 눈감아줄 수는 없는 거죠. 기자들도 삼성을 비판하는 것이 돕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시사IN>이 지나치게 폭로매체로 각인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사IN>에 간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왜 좌파매체에 가서 고생하려고 하냐고 만류하더라. 그래서 내가 가서 너무 투쟁적이지 않게 조정하겠다고 받아넘겼다”며 “사회를 심층적으로 파헤치는 시사주간지 본연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