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 서울신문을 봐라. 우리가 추격하는 다른 후보의 격침을 목격할 것이다.” 2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 일산구 라페스타 앞 광장. 정동영 대선후보 지지유세에 나선 최성 의원은 고무된 표정이었다.

일요일 저녁 시간에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춤과 율동을 함께 하며 ‘정동영 대통령’을 외쳤다. 현장에는 고양시 지역구 국회의원인 한명숙 유시민 최성 의원 등이 참여했고 김현미 비례대표 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라페스타 앞에서 유세를 진행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대통합민주신당  
 
통합신당 의원과 지지자들은 밑바닥 민심이 변하고 있다는 최성 의원의 말에 들뜬 분위기였다. 3일 아침 서울신문에 보도될 기사는 주목할 내용이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20%대 지지율로 떨어졌고 부동층이 37%까지 증가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서울신문 여론조사, 이명박 지지율 28.8%까지 떨어져

지난 1일 서울신문이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상대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명박 후보 지지율은 지난달 17일 조사 때보다 7.9% 포인트 하락한 28.8%에 그쳤다.

이회창 후보는 15.9%, 정동영 후보는 11.5%, 문국현 후보는 3.9%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지지율이 낮았지만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서울신문은 “이 같은 결과는 지지후보를 묻는 질문을 한 차례만 던진 이번 조사의 특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서울신문  
 
이명박 후보가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4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결과를 놓고 그동안 의아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는 여론조사 기관들이 무응답층 비율을 줄이기 위해 지지후보를 재차 질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지후보 없다는 응답 37%

   
  ▲ 2일 오후 서울 용산역 앞에서 유세를 진행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대통합민주신당  
 
지지하는 대선 후보를 첫 번째 물어봤을 때 응답자가 답을 하지 않을 경우 그래도 조금 더 나은 후보가 누구냐고 재차 질문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후보 지지율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 조사에서는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37%로 조사됐다. 지난달 17일 조사 때보다 15.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올해 대선의 가변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통합신당이 고무된 표정을 보이는 것은 이명박 후보의 30% 저지선이 무너졌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서울신문 조사는 다른 언론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서울신문 조사에 나타난 추세만 봐도 지난달 중순에 비해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빠진 상황이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서울과 수도권을 돌면서 바닥민심의 변화와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대선후보, 신뢰가 핵심"

그는 2일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유세 때) 결국 많은 분들이 진지하게 지켜보셨다. 길 지나시다가, 지하철역에서 나오시다가, 발걸음 멈춰서는 그분 들, 40대, 50대, 20대, 30대 국민들의 응시하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다. 저는 그 눈빛 속에 ‘저 사람은 믿을 수 있나, 저 사람을 신뢰할 수 있나’ 하는, 신뢰가 핵심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역, 영등포역, 부천 북부역을 거쳐 일산 라페스타 앞 유세까지 서울과 수도권 일대를 돌면서 유세 강행군을 펼쳤다. 오후 8시가 넘은 시각 일산 유세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정동영 후보는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 9시께 정동영 후보는 현장에 나온 시민들과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유세 일정을 마무리 했다. 수도권 유세 강행군을 마무리 한 정동영 후보는 3일 새벽 영남 지방으로 건너가 울산과 마산, 창원, 부산 등지에서 유세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정동영 후보는 2일 ‘대한민국 40대 여러분에게 드리는 정동영의 희망편지’를 통해 “낡고 부패한 거짓 후보, 부자 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수구냉전 후보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는 없다”면서 “대한민국의 40대 여러분이 다시 한 번 나서서 그 푸른 청년정신으로, 불의에 대한 노여움으로 정의와 애국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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