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민 운동을 전개하자"(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삼성왕국 해체의 상징은 이건희의 구속이다…현 정부는 삼성과 연합정부이다"(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삼성 하수인 노릇을 하는 언론인을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이상호 MBC 기자)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삼성과 정·검·언 동맹을 바로본다'는 토론회는 삼성과 언론 검찰을 비난하는 성토장이었다.

삼성-정검언 토론회, 삼성 언론 성토 분위기

발제에 나선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발제문 '삼성·이건희 가벌은 어떻게 한국사회를 지배하는가?'를 통해 "신문시장에서 족벌신문들이 무차별적으로 무가지·경품을 뿌려대는 것을 공정위 등 정부당국이 왜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그 이유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단속하게 되면 가장 피해보는 신문이 중앙일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 전 위원장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노무현 대통령의 인터뷰, 이후 주미대사 발탁 등 참여정부와 중앙일보의 관계를 제시했고, 중앙일보에 대해서는 "삼성을 사수하거나 사보역할을 했고, 홍석현의 정치야망을 달성시키기 위한 도구였다"고 혹평했다.

신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와 경제는 삼성의 볼모가 돼있다. 여기서 구해야 한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에 대한) 진상규명은 피해갈 수 없다. 이 상황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윈윈하는 길"이라며 "삼성 문제의 합리적 해결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범국민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전국언론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기자협회 PD연합회 방송기술인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삼성과 정·검·언 동맹을 바로 본다' 토론회가 1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려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이창길 기자 photoeye@  
 
신학림 전 위원장 "현 정부 신문시장 교란 제대로 단속 못하는 이유, 중앙일보 때문"

안기부 X파일을 폭로했던 MBC 이상호 기자는 미리 작성해 들고온 '삼성 비자금 사건 양심선언한 김용철 변호사께 드리는 글'을 읽었다. 특히 언론사 내의 삼성 하수인에 대해 자사에 해당하는 사람의 실례를 들기도 했다.

"지난해 삼성과 언론 토론회에 나와 삼성이 어떻게 언론을 관리하는지 실례를 들어 말했다.
MBC <시사매거진 2580> 데스크 신강균씨를 예를 들었었다. 그랬더니 회사에 들어가서 혼났다. 징계위 회부 방침도 들었다. 어떤 분은 '증거도 대지 않고 무책임하게 그럴수 있느냐'며 비난하기도 했다. 당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당사자에게 반성의 기회를 드리고 회사에 조치할 기회를 준 것이었다. 고발기자가 증거도 없이 그런 얘기를 했겠느냐.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난 3년 간 시분 단위로 작성한 취재일지가 있다. 사측은 (이 자료 공개의)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아둬야 할 것이다."

삼성 하수인에 대해 이 기자는 "삼성의 언론계 하수인들이 간교한 인물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이들은 술도 잘 먹고, 의리있고, 화끈한 실력자들이다. 5공 부역언론인에 대한 반성적 청산작업이 필요한 것처럼 삼성독재의 언론인 매수에는 국민적 심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기자 "언론계 삼성 하수인 국민이 심판해야…MBC 내에도..."

이 기자는 김용철 변호사에 대해서도 "내부고발 행위는 번지점프하는 것과 같다. 어제 도로공사 과정에서 내부고발했다 해직됐던 사람을 만났다. 악수하는 순간 손이 차고 젖어있었다. 이는 정신부터 몸까지 무너졌다는 뜻이다. 김용철 변호사에게 당부하고 싶다. 용기있는 일 했다. 그 번지점프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사회가 당신을 절벽위로 안전하게 올려줄 것이고, 자식들로부터의 존경도 되찾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민경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장은 김 변호사 폭로내용에 대한 언론보도 태도를 비판했다. 민 위원장은 "김용철 변호사 폭로는 파장도 크고, 국민적 관심도 많은데 기사 배치와 크기 면에서 며칠 간 도배했던 신정아 사건과 대비된다. 폭로자나 폭로내용이 청와대 고위공무원이었다 해도 이랬겠느냐. 언론은 균형감각을 갖고 공정하게 비판해야 한다. 언론인들이 많이 반성하고 제대로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 위원장은 특히 자신이 아는 지인이 삼성비판 서적을 내면서 신문사를 찾아가 소개기사를 써달라고 했으나 실어주기로 한 일부 신문 마저 광고사정 때문에 못실었다면서 "비판기사라도 실을 수 있어야 신문인데, 삼성을 비판하는 책 내용마저 못 싣는다"고 비판했다.

민경한 민변 사법위원장 "삼성이 떡값준다고 했을 때 거절할 언론인 얼마나 될까"

민 위원장은 "언론인 비리를 폭로하고, 삼성이 떡값을 준다고 했을 때 거절할 수 있는 언론인이 얼마나 될까"라며 "삼성도 문제지만 법조인, 언론인, 정치인들이 잘하면 절대로 삼성이 그렇게 못한다"고 덧붙였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금이 (삼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라며 "우리사회에서 갖고 있는 정치·경제·노동·문화 등 모든 문제가 다 여기 집중돼있다. 지금까지 나눠져 분리된 것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장시간 어렵게 풀어온 것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풀 수 있다. 이번에는 삼성 투쟁에 모든 역량이 집중돼야 한다. 그래야 사회변화와 변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삼성 왕국, 이건희 왕국의 해체, 이건희 회장의 구속, 삼성과 관벌 시스템의 해체를 주장했다. 심 의원은 "삼성 왕국, 이건희 왕국의 해체없이 경제민주화는 불가능하다"며 "삼성의 성공 이 회장의 성공이 국민의 성공이라는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또한 "60년 보수정치 대한민국 사회에서 재벌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파트너십이 바로 '관벌'"이라며 "떡값검사는 빙산의 일각이고, 첫 껍질에 불과하며, 그 안으로 들어가면 경제권력이 절대화되는 기제가 있다. 법제도가 움직여졌고,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을 가능케 한 관료집단이 바로 '심장부'"라고 지적했다.

심상정 의원 "삼성 이건희 왕국 해체의 상징은 이건희 구속…관벌 해체"

한국 사회의 이건희 왕국 해체에 대한 상징을 놓고 심 의원은 "이건희 회장의 구속"을 들며 "천문학적 정치자금을 매번 제공하고 밝혀진 것만 5번인데 한 번도 구속되지 않았다"며 "에버랜드 사건은 이건희가 이재용에게 1조 원을 물려주면서 낸 세금은 달랑 16억 원일 뿐이었다. 성역 해체의 상징은 이건희의 구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역대정권 중 가장 삼성과 결탁한 정권이 바로 노무현 정권이었다고도 지적했다.

"노무현 정권 개혁의 최대과제는 '시장-재벌개혁 3개 년 로드맵'이었다. 삼성을 절대권력으로 만들어온 시장과 재벌을 개혁하겠다는 게 노무현 정부의 약속이었다. 그 뒤 어떻게 됐느냐. 노동파트에선 제도개악이 됐고, 기업도시니 국제자유도시니 해서 변칙적으로 재벌에게 효과를 가져다주는 규제완화를 서슴지 않았다. 금산분리도 형해화됐다.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분리 핵심인 삼성카드에 대해서도 다 면죄부 주고 복잡한 고차원 수학을 동원해 '삼성 맞춤형' 법이 됐다. 참여정부는 삼성 연합정부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반부패를 논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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