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총무 김인국 신부는 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언론보도에 대해 “신정아 사건 때 미친 듯이 달려들던 언론이 하나같이 입을 닫았다”며 “검찰, 국세청, 금감원, 언론이 똘똘 뭉쳐 작은 뇌물을 먹고 큰 뇌물에 대해 눈을 감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삼성 비자금의 언론인 제공과 관련해 김 신부는 “전방위적으로 로비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순 없다”고 말했다.

   
  ▲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당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연 기자회견에서 김인국 사제단 총무신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제단의 폭로이후 언론보도에 대해 평가한다면.
“우리나라 곳곳이 썩었을 뿐 아니라 힘있고 가진 사람, 배운 사람이 더 썩었다는 게 괴로웠다. 신정아 사건 때 미친듯이 달려들던 언론이 하나같이 입을 닫았다. 사제들이 우려했던 게 현실이 됐다. 검찰, 국세청, 금감원, 언론 중 단 한군데라도 제 본분을 다했어도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은 똘똘 뭉쳐 작은 뇌물을 먹고 큰 뇌물에 대해 눈을 감은 셈이다.”

-그렇지만 며칠지면서 조금씩 기사화했고, 6일자엔 대부분 보도를 했는데.
“언론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기자들을 지식인이라고 하는 건 해석능력 때문이다. 기자들은 해석하려 하지 않고 달라고만 한다. 삼성의 문제는 한두 달만에 될 일이 아니다. ‘회장 지시사항’이라는 문건의 실체에 대해 기자들은 그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려 하지 않는다. 이건희가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은 회사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관여하는 정황이 드러나 있는데 이를 제대로 보도한 것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사제단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을 때부터 삼성이 이를 알고 언론사를 돌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삼성이 조성한 비자금으로 검찰, 국세청 뿐 아니라 언론인에게도 뿌렸다는 노회찬 의원이 주장이 있었는데.
“전방위적으로 로비한 것은 맞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순 없다.”

-김용철 변호사가 5일 기자회견 때 삼성이 자신의 ‘소박한 꿈’마저 짓밟아 언론사를 찾아갔지만 외면당했다고 했고, ‘시사인’은 ‘조선 한겨레 KBS MBC에 찾아갔으나 기사화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언론이 비자금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나.
“해당 언론사 쪽에 의사타진을 했으나 답이 없었다는 뜻인 걸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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