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경쟁에 따른 방송뉴스의 연성화 경향은 국제뉴스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세계를 보는 창인 방송의 국제뉴스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세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것과는 거리가 먼 눈요기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SBS 뉴스에서 이같은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SBS는 9시 뉴스에서 거의 매일 ‘해외화제’란 코너를 마련, 국제뉴스의 연성화를 선도하고 있다. 해외화제는 말 그대로 대부분이 화제성에다 눈요기감 아이템들. 지난 5월 1일부터 22일까지만 하더라도 이같은 아이템은 20여개가 넘는다.

‘세계에서 가장 큰 얼굴 조각상’(5일) ‘늑대공격 방지용 염료’(6일) ‘플라스틱 재생 속옷‘ ‘강아지 젖먹이는 고양이’(7일) ‘개의 결혼식’ ‘2백25억짜리 시계’(8일) ‘마네킹과의 춤‘(9알) ‘영국황태자 자선음악회 참석’ ‘홍콩 빵축제’(10일) ‘축구장 방화’(12일), ‘대나무로켓’ ‘이색전시회’(14일), ‘비만치료제’(15일), ‘공룡 컴퓨터로 재구성’(17일) ‘2천미터 스카이다이빙’(19일) ‘독사 약올리기 묘기’(20일) ‘아일랜드 승마대회 해프닝’(21일) ‘새로운 다이어트 이론’(22일) 등.

지난 12일에는 미국의 한 주의 여자고교 소프트볼 경기에서 홈런성 타구를 잡다 넘어진 선수를 보여주며 ‘대견스럽다’는 설명까지 곁들여 소개하기도 하는 등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는 이색 장면들까지 국제뉴스의 아이템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KBS나 MBC 역시 빈도수는 SBS보다 덜하지만 이같은 화제성 아이템을 중시하기는 마찬가지이다. MBC 뉴스데스크의 경우 ‘슈퍼쥐’(2일) ‘체스대결 컴퓨터가 1승’ ‘2백25억짜리 시계’(8일) ‘세잔그림 2백3억원’ ‘세계의 골초국가’(14일) ‘음주자 이색처벌’(16일) ‘보잉기 폭파시험’(18일) 등. KBS의 9시뉴스에는 ‘미경찰 마약범 추적’(17일) ‘태국의 뚱보여왕’ ‘피자춤 인기’(18일) 등이 연성화 국제뉴스로 꼽힌다.

각 방송사들은 해외 통신사에서 보내오는 뉴스뿐만 아니라 특파원까지 동원해 이같은 화제성 아이템을 제작하기도 한다. 특히 MBC의 경우 이같은 경우가 많다. 19일 ‘웃으면 안늙는다’ 4일 ‘도심에 퓨마소동’ 12일 ‘일본서도 도박열풍’ 11일 ‘무적 방탄조끼’ 8일 ‘일 열도의 춤바람’ 등이다.

이같은 국제뉴스의 연성화 경향에 대해 MBC의 한 기자는 “국제화시대에 세계를 바라보는 창인 국제뉴스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세계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선택되고 있는지 따져 보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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