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선정된 4개 지역민영방송 사업자들이 오는 9월 1일 예정인 본방송 시작을 앞두고 방송인력 스카웃 작업에 한창이다.
신설민방의 인력충원과 관련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사령탑의 구성 이다. 사령탑에 누가 포진하느냐에 따라 여타 인력 구성에는 물론 방송 내용 구성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천방송은 이사·감사등 임원진 구성을 일찍 끝내고 국장급 이하 간부진의 스카웃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먼저 전무이사로 영입된 KBS TV드라마제작국장 출신의 임강호씨와 동양방송과 중앙일보를 거쳐 BBS 보도국장을 지냈던 안길모 기획실장이 현재 실무를 총지휘하고 있다.

여기에 최홍철 SBS 편성국 방송사업부 부장이 편성제작국장으로 영입됐으며 대구MBC를 거쳐 대구방송 이사로 있던 최영달씨가 기술이사로 영입돼 개국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TBC 출신으로 m·net 기술국장을 지낸 김기수씨가 기술국장으로 왔다.

그러나 보도국장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담당국장과 각 부서 부장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도 나오고 있다.

울산방송은 보도국장에 TBC를 거쳐 춘천 KBS 보도국장을 맡아온 주수성씨를, 편성·제작국장에는 울산 MBC 정상태 TV편성부장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급 이하 간부들에 대해서는 경력공채가 마무리되는 2월말이면 구체적인 인선내용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어느곳보다 스카웃 열기가 뜨거운 곳이 전주방송이다. 전주방송이 본격적인 스카웃 작업에 나서면서 지역언론계는 집안단속과 타방송사 동태살피기에 술렁이고 있다. 전주방송은 백낙천 사장이 SBS 워싱턴 특파원 출신인 점을 감안 SBS 출신이 대거 등용되지 않을까 예상된 곳이지만 뚜렷한 움직임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사장으로는 전주 MBC 상무를 거쳐 전주케이블방송 사장을 역임한 강연식씨가 임명됐다.

보도국장에는 장병원 전주 MBC 군산주재기자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편성제작국장에는 MBC에 근무하다 대교방송 출범때부터 제작본부장으로 있던 전영화씨가 영입됐다. 또 목포, 광주, 여수등 지역방송중 특히 MBC 경력기자들을 부·차장급으로 영입할 계획으로 이들이 공채모집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방송의 경우 보도·제작을 총괄할 보도제작국장에 KBS에서 17년 가까이 근무했던 박재규 청주 KBS 취재부장이 영입대상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박재규 취재부장이 청주방송으로 갈 경우 청주 KBS 직원들의 움직임도 주목대상이다. 청주방송은 이두영, 하태리, 이남호, 정용태씨등을 이사로, 유인수씨(전한국은행 광주지점장)를 감사로 임명하는등 임원구성도 일찍 마친 상태다.

사령탑 구성과 관련 인물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비해 일반사원의 경우는 각 방송이 ‘축소 충원’ 방침을 세우고 있어 주목된다.

울산방송은 일반사원의 채용인원을 경력사원 47명, 신입사원 17명선으로 정했다. 이 인원은 울산방송이 처음 공보처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채용인원 1백56명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이다. 이같은 인원 축소는 신설 민영방송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주방송 백낙천 사장은 이와 관련 개국인원이 70명선일 것이라고 밝히면서 “일단은 적은 규모로 뽑아 경영에 부담을 덜고자 하는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나중에 추가모집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방송도 사업계획서에 제출했던 인원을 채우기는 어려울 듯하다. 보도·편성·제작부문 전체를 한 사람이 총괄해 적은 인원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민방의 사원모집은 이달안에 거의 마무리될 전망이다. 울산과 전주는 경력사원 공개모집에 나서 1차 합격자를 통보한 상태이며 인천방송은 모집공고를 내 접수를 받고 있다. 4사 모두 2월말까지는 수습사원 공채까지 마무리지어 방송인력의 윤곽을 잡는다는 구상이다.

이같은 민방 개국이 지역방송인들에게는 새로운 선택지 역할을 해 근무여건 개선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반면 지역방송 자체가 워낙 적은 인원으로 운영돼온 상황에 비춰볼 때 스카웃 바람은 기존사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울산 MBC는 지난해말 지역방송으로는 많은 인원인 10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인력유출에 대한 충격완화장치인 셈이다.

반면 같은 민영방송으로서 주된 스카웃 대상으로 주목됐던 SBS의 인력유출이 예상보다 많지 않다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신설 민방의 경우 방송국 성격과 제작환경에서 비슷한 SBS 간부진들을 영입하기 위해 애쓸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인력 유출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민방 경력 공채과정에 SBS와 SBS 프로덕션에서 급여등에서 정규직과 상당한 차별을 받고 있는 계약직 사원들이 다수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이달말이면 어느정도 규모가 이동할 지 드러날 전망이다.

SBS의 한 교양 PD는 “아직 이렇다할 결정을 내린 것 같진 않지만 5∼6명 선에서 접촉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고 “회사가 이에 대해 계약 연봉금을 올려주는등의 조처로 잡아두려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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