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관련 방송 보도가 여전히 권력 눈치보기에 급급해 노조등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KBS, MBC노조 등은 최근 발행한 노보를 통해 회사측이 한보 사태와 관련한 정치적 의혹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축소한 채 정부의 대책과 수습만 부각시키고 있다며 이런 권력
눈치보기식 보도태도를 즉각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KBS노조는 지난 29, 31일자 노보를 통해 각 신문에선 첫보도에서부터 한보의 성장과정과
대출경위 등에 얽힌 권력핵심부 연루설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는데 KBS 9시 뉴스는 단순한 경제적 현상과 파장에만 치우쳐 보도를 했다고
비판했다.

KBS노조는 또 △25일엔 한보 배후 의혹에 대한 야당의 주장을 다루면서 여당 대변인의
방어논리를 먼저 내세우는 등 상식에 맞지 않는 보도를 했고 △그동안 한보 관련 아이템
순서를 뒤로 빼는 등 축소보도를 하다 27일 김대통령이 정면대응을 선언하자 그때서야
집중보도를 하는 등 도무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회사측의 권력 눈치보기식 보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MBC노조도 지난 27, 29일자 노보를 통해 한보 사태와 관련한 발생 기사는 뒷전으로
미루고 정부, 여당의 미봉책을 앞세우거나 비중있게 보도하는 기형적 모습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뉴스데스크는 △25일 청와대와 여권이 한보사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판명됐으며 김대통령이 한보 사태를 낱낱이 규명하라고 지시했다는 해명성
기사를 검찰의 관련자 소환보다 앞서 내보냈으며 △26일엔 여권이 야권의 권력 핵심부
연루설에 정면돌파키로 했다는 것과 김대통령의 한푼도 안받았다는 해명을 검찰의 특혜금융
본격수사에 앞서 머릿기사로 보도, 노조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31일엔 추성춘 MBC 보도국장이 간부회의에서 한보 아이템이 너무 많다며 시청자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한보 관련 아이템을 줄이자고 발언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자들은 일반론적인 얘기를 했다고 하지만 검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아이템을 줄이자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SBS도 24일 한보 △한보법정관리 신청△정부 1조원 긴급지원 △△한보부도피해 확산등
주로 한보부도와 그 파장에 중점을 두는 보도태도를 보였으며 25, 26일에는 별다른 쟁점이
없던 한일정상회담 소식을 한보 관련 뉴스를 제치고 뉴스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SBS는 한보관련 뉴스도 주로 △검찰 수사착수 △한보처리방안 △정치권 한보 공방 △제3자 인수
지연등 지극히 현상적으로 사태전개를 따라가는 보도를 우선하고 대출의혹 관련 기사는
뒤쪽에 배치하는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SBS의 이같은 보도태도는 그러나 김대통령의
철저 수사 지시가 있자 27일부터 의혹과 특혜 규명 쪽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바뀌었다.

한편, 서울신문노조도 25일자 공보위소식지를 통해 전격 부도처리를 첫보도한 24일자에
한보 관련기사가 1면 3단으로 옹색하게 처리되고 기사 제목에서 애써 특혜대출, 배후세력,
의혹 등의 단어를 쓰고 있지 않다며 삼척동자도 쉽게 눈치챌 권력 개입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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