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탈출 컬투쇼’, 라디오 청취율 1위> <‘라디오스타 등극’ 컬투, 인기 비결은?> <컬투 “청취율 1위는 친구 같은 편안함 때문”>….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107.7Mhz, 오후 2∼4시)가 라디오 청취율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다룬 최근 기사들이다. SBS 라디오 프로그램으로는 처음이라는 정보와 함께 축하 리셉션, 컬투 인터뷰 기사 등이 이어졌지만 어디에도 이 조사가 누구를 대상으로 한 것인지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SBS가 내놓은 보도자료에도 “한국리서치가 지난 7월10∼16일 실시한 조사에서 SBS 파워FM <컬투쇼>가 청취율 11.9%로 전체 1위에 등극”했고 “라디오 채널별 청취점유율에서도 음악 FM 중 SBS 파워FM이 1위(21.8%)를 달성했다”고만 돼 있을 뿐이다.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해왔던 MBC 표준FM <지금은 라디오시대>는 이 조사에서 10.5%를 기록했다.

그러나 취재결과 이 조사는 ‘만 15∼49세 수도권 라디오 어제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화조사 결과인 것으로 밝혀졌다. SBS는 라디오 청취자들 가운데 성, 연령별 비례 할당을 통해 1013명의 표본을 추출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라고 밝혔다.

따라서 <두시탈출 컬투쇼>는 정확히는 ‘50세 미만 청취율 1위’인 것으로 50세 이상 인구가 라디오 청취자 층의 17.8%를 차지한다(2007년 한국리서치 미디어인덱스)는 점을 감안하면 ‘엄밀한’ 결과는 아닌 셈이다.

이에 대해 SBS 김동운 라디오총괄 부국장은 “일정 기간마다 한번씩 실시하는 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이나 채널별 (청취율) 추세를 파악하려는 것이 조사 의뢰의 주요한 목적”이라며 “50세 이상의 청취자는 파워FM의 주요 타깃이 아니기 때문에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김 부국장은 “라디오 청취율은 통상 정확하게 조사하지 않는다”며 “조사결과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한계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믿을 수 없는 ‘라디오 청취율 1위’는 이뿐만이 아니다. KBS 쿨FM <메이비의 볼륨을 높여요>(89.1Mhz, 오후 8∼10시) 역시 SBS와 같은 한국리서치 자료를 근거로 동시간 대 청취율 1위에 올랐다며 지난 13일 자축 공개방송까지 했지만 역시 구체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방송에서 자사 프로그램이 ‘청취율 1위’라고 홍보하면 매체들이 이를 검증없이 받아쓰고 청취자나 독자들도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피플미터라는 기계를 이용해 시청률을 산출해내는 TV 시청률 조사와 달리 라디오 청취율 조사는 전화나 면접을 통한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방송사별로 여론조사회사에 용역을 맡겨 ‘어제 들은 방송’ ‘선호하는 채널’ 등을 묻는 방식이기 때문에 ‘청취율’ 조사가 아닌 ‘선호도’ 조사가 되는 셈이다.

한 지상파 방송사 PD는 “라디오 청취율을 조사하기 위한 기계도 없고 비용도 한 번 할 때마다 수천 만원씩 들기 때문에 조사 자체에 한계가 있다”며 “그러다보니 라디오는 워낙 주먹구구라는 인상이 있는데 방송위원회 같은 공적기관에서 조사를 한다면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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