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발표된 EBS 97년 프로그램 개편안이 학교교과 프로그램과 외화 편성에 편중돼 신선함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BS는 올 3월 3일부터 시작되는 편성안에서 초·중·고교 학과 방송을 확대편성하면서 새로운 일반 프로그램에서도 외화 프로그램과 재방송 프로그램 비중을 예년에 비해 크게 높였다. ‘EBS 고교 필수특강’ ‘중3국어·영어·수학’ 그리고 ‘초등3학년 영어’등이 새롭게 편성됐으며 ‘한국인 한국사회’ ‘윔지네 가족’, ‘신기한 스쿨버스’등이 추가됐다.

이중 예전에 방송됐던 ‘전통문화를 찾아서’와 인형극 ‘윔지네 가족’과 만화극장 ‘신기한 스쿨버스’등 외화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교과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기존 교과 프로그램도 확대 편성돼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또 외화와 외주 편성이 두드러지게 많은 점도 주목된다. 올 방송 프로그램에서 외화는 ‘윔지네 가족’, ‘신기한 스쿨버스’, ‘해저소녀 네리’, ‘특선 다큐멘터리’, ‘가족극장’, ‘자연의 세계’ 등으로 이들 모두가 어린이 시청시간대와 주시청시간대에 편성돼 있다.

여기에 덧붙여 ‘세계의 명화’, ‘청소년봉사대’, ‘지금은 정보시대’, ‘문학기행’, ‘육아일기’는 전체가 외주제작되며 의학다큐 ‘건강을 위한 40분’과 신설된 ‘한국인 한국사회’는 50% 외주제작된다. 이같이 외주제작을 집중편성한 것은 EBS의 부족한 재정 때문인 것으로 보이나 EBS의 방송국 이미지 향상과 직결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편성안의 또 다른 특징은 교과편성 강화 이외에 기존편성에서 반응이 좋았던 프로그램을 확대개편한 것. ‘인터넷 정보사냥’ ‘터놓고 말해요’ ‘EBS 문화센터’등이 확대 개편됐다. ‘올리비아뉴튼존의 자연과 인간’과 일요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편성된 자연다큐멘터리도 이전에 방송된 프로그램들이다.

교과와 외화·재방에 치중된 편성은 EBS가 추구해온 ‘편성과 제작의 차별화’ ‘볼거리가 많은 방송’의 이미지에 역행하는 것이다. 교육방송의 특성상 교과 프로그램 편성이 중요하지만 지나칠 경우 ‘과외 방송’으로 전락해 특정 시청자만을 위한 방송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EBS는 올 3월부터 오전 9시에서 12시까지 3시간 연장방송을 실시하며 이 시간대에 초등학교 교과 방송을 집중 편성해 학교수업에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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