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다큐 여자’사이트  
 
EBS(사장 구관서)가 내부 심의과정에서 ‘방송부적합’ 결정을 내렸던 <다큐, 여자> ‘굿바이! 시사저널-희망을 보다’(아래 ‘굿바이 시사저널’) 편을 다시 수정해 방영키로 했다.

전직 시사저널 여기자 3명의 일상을 조명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 4월에 아이템이 결정돼 3개월 여의 외주제작 기간을 거쳐 지난달 25일부터 3일에 걸쳐 방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의 경우 관련 당사자들의 입장을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한다’는 EBS 자체 심의 규정에 의해 ‘방송부적합’ 판정을 받아 방송되지 못했다. 제작진은 심의위원들로부터 지적된 부분을 수정 제작해 지난달 30일 심의를 요청했지만 다시 ‘보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전국언론노조 EBS지부(지부장 송대갑)는 지난 2일 ‘불방’ 판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노사 공정방송위원회의 개최를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회사 쪽에 보냈고, 경영진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재수정을 거쳐 ‘굿바이 시사저널’ 편을 방영키로 결정했다.

EBS는 이와 함께 이 프로그램의 외주제작 관리도 교양문화팀에서 채널전략팀으로 이관했다. 채널전략팀은 점차 다양해지는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의 개발과 효율적이고 통합적인 운용을 담당키 위해 최근 신설된 부서다.

EBS 채널전략팀은 지난 3일부터 <다큐, 여자>의 외주제작사 ‘고비 프로덕션’과 수정사항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일단 지난 6일 외주제작사가 EBS에 수정 구성안을 보냈고 현재 EBS는 이를 검토 중이며 향후 심의나 편성 등 일정은 수정제작에 들어가는 시간에 따라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EBS 한 관계자는 “EBS 내부의 심의규정과 통상적인 절차에 따른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다룰 만한 소재라는 의견이 내부적으로도 있었던 만큼 구체적인 수정사항에 대한 의견을 잘 조율해 가능한 한 빨리 방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큐, 여자>의 외주제작사 쪽은 “‘휴먼 다큐’ 장르와 ‘시사 다큐’ 장르에 동일한 심의 잣대를 적용하기는 어려운 듯하다”며 “<다큐, 여자>는 특정 개인에 천착하고 1인칭 시점의 내레이션을 주로 사용하는, ‘휴먼 다큐’ 장르에 속하는 프로그램이란 점이 감안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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