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TU미디어의 위성DMB에 지상파 DMB용 채널인 마이MBC를 재전송키로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동안 지상파 스스로가 ‘무료보편서비스’임을 천명해왔던 지상파 실시간 채널을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상업적 수익원으로 활용한 것에 대한 근본적 문제제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TU미디어는 가입자 확대를 위해 지상파 재전송 계약체결과 함께 위성DMB와 지상파DMB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단말기 유통에도 나섰다. 사진은 지상파/위성DMB 통합단말기인 ‘듀얼DMB폰(SCH-B710)’의 시연장면 ⓒTU미디어  
 
▷지상파 무료서비스 범위 어디까지?=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어 ‘MBC와 TU미디어가 재송신 세부 계약조건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MBC가 이번 재송신 대가로 TU미디어로부터 연간 20억 원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에서 민언련은 “(MBC가) 돈 때문에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방송의 생명을 팔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민언련은 현재 MBC와 SBS가 TU미디어의 지분 중 3.09%를 각각 보유한 것과 관련해 “MBC가 위성DMB에 대한 투자금 손실을 우려해 지상파 재송신 수수료라도 챙겨보려는 계산이라는 해석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미디어에서의 지상파 실시간 채널의 상업적 활용’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는 향후 방송계 전반으로까지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HD급 채널 유료화 검토= 최근 지상파4사는 각 사의 HD(고화질급) 채널에 한해 케이블TV나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소정의 대가를 받고 제공하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재 케이블TV나 위성방송에 방송되고 있는 지상파 실시간 채널은 모두 무료로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그런데 지상파는 아날로그 채널과 디지털 SD(표준화질)급 채널을 제외한 HD급 채널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공대가를 받겠다는 것이다.

이는 HD급 프로그램 제작단가가 기존 SD급 프로그램보다 2배 이상 든다는 비용상의 문제때문이다. 기존의 지상파 광고판매 수익으로는 HD급 프로그램 제작단가를 맞추기 어려운 만큼 이를 유료화해 제작비를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상파 HD급 채널의 유료제공 방침에는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비록 HD급에 한정한다하더라도 지상파가 이를 케이블TV나 위성방송에 유료로 제공할 경우 그 비용은 고스란히 가입자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공영방송, 그 중에서도 현행 방송법 상 의무재전송 채널로 명시된 KBS 1TV와 EBS의 HD급 채널을 유료로 제공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격렬한 논쟁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KBS와 EBS는 별도의 시청료까지 받고 있어 HD급 채널 유료화를 추진할 명분이 약하다.

▷KBS ‘VOD 유료화’ 논란도 예상= ‘공영방송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논란은 방송영역을 넘어 인터넷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KBS는 자사 홈페이지(www.kbs.co .kr)를 통해 제공되는 TV프로그램 ‘다시보기’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중 드라마ㆍ예능ㆍ스포츠 콘텐츠 등을 부분 유료화했다. 그 결과 이들 프로그램의 VOD 중 300K급 저화질 VOD는 무료로 시청가능하지만, 700K급 고화질 VOD를 시청하려면 ‘콘피아닷컴’(www.conpia.com)이라는 별도 사이트로 이동해 유료로 이용해야한다.

KBS는 ‘공영방송이 지나치게 공적 재원에 의존해선 안 된다’며 인터넷 VOD 등 뉴미디어 유료서비스를 통한 수익다각화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근 국민들의 미디어 이용행태가 TV시청보다 인터넷VOD 시청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방침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지난해 KBS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발표한 ‘2005년 국민생활 시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지난 2000년과 비교해 TV 시청시간은 15∼32분 줄어든 반면, 케이블TV와 위성방송, 인터넷방송 등 뉴미디어 매체의 이용시간은 5∼11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매체환경의 변화 속에서 공영방송 콘텐츠의 유료화 또는 유료제공을 얼마나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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