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기존 시사저널 구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신뢰할 수 있는, 언론윤리가 바탕에 깔려있는 매체라고 보기 어려워 업무상 필요부서를 제외하고 구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이어 "시사저널의 기자들이 사표를 내고 새로운 매체를 창간하기로 한 만큼, 더 이상 시사저널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청와대가 정기구독하고 있는 부수는 약 30여부로 경영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시사저널 사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점에서 시사저널 쪽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해 청와대가 문화일보 연재소설 '강안남자'의 선정성을 문제 삼아 절독했을 때처럼 '구독중단' 움직임이 다른 부처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시사저널 관계자는 "절독 여부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청와대가 절독하는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사저널은 지난해 6월 삼성 이학수 부회장의 인사 관련 기사를 금창태 사장이 인쇄소에서 삭제한 사건으로 노사가 대립해 오다 지난달 말 기자들이 회사를 떠나는 내홍을 겪었다. 시사저널은 편집위원들을 기자로 전환해 책을 계속 발행하고 있으며, 사표를 제출한 기자들은 '자본권력에서 자유로운' 새 매체 창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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