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편집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한겨레 편집국원들은 지난 21일, 권근술 대표이사 후보가 추천한 박우정(편집부국장)·이유환(편집부장·부국장 대우) 후보에 대해 3차에 걸쳐 편집위원장 선거를 실시했으나 과반수 지지 미달로 편집위원장을 뽑지 못한 채 오는 28일 제4차 선거를 실시키로 했다.

편집국원 1백84명 중 65명이 기권하고 1백19명이 투표한 1차 투표는 박우정 후보(편집부국장) 58표, 이유환 후보(편집부장) 18표, 무효 43표로 부결됐으며 2·3차 투표에서도 두 후보 모두 과반수 지지를 얻지 못했다(2차 무효 34, 기권 71, 3차 무효 34, 기권 77표).

한겨레가 이같이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은 편집위원장 후보 추천에 대한 편집국 내부의 이견 때문이다.

지난 18일 권근술 대표이사 후보가 박·이 후보를 추천한 데 대해 손정록 기자 등 일부 기자들은 19일 성명서를 발표, 후보 추천이 비상식적으로 이루어졌다며 재추천을 요구했다.

이들 기자들은 성명서에서 이번 후보 추천이 “특정인을 편집국장에 앉히기 위한 사실상의 임명제 시도”라며 “편집국원 대다수가 유력한 후보로 인정하는 다른 분을 경쟁에서 원천봉쇄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성명이 나가자 한승동 기자 등 일부기자들도 성명을 발표, 편집위원장 후보 추천은 회장의 고유권한인데도 특정인이 추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후보 추천을 비난하는 것은 파벌의식의 발로라고 반박했다.

편집국원들의 견해가 엇갈리자 편집국원들은 20일 각 기수별로 모임을 갖고 의견 조율에 나섰으나 입장 차이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선거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권 대표이사 후보는 18일, ‘편집위원장 후보를 추천하면서’를 통해 “편집위원장과 대표이사는 서로 견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시너지의 극대화를 이뤄가야 하고, 특히 오늘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그것은 더욱 절실”하다고 밝히고 “두 사람이 편집국 개혁을 실천에 옮길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이사겸 편집위원장으로서의 균형감각과 안목을 고루 갖췄다”며 박·이후보를 추천했다.

한겨레 편집위원장은 회장이 후보를 복수로 추천, 편집국원들의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하도록 돼 있으며 과반수 지지에 실패할 경우 5차까지 재투표를 실시, 그래도 과반수 지지를 얻지 못하면 6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한 후보가 편집위원장으로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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