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일반노조는 ‘직무급제’ 시행 중단과 ‘18개월 이상 계약직 조합원의 고용보장’을 명시한 단체협약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이 계열사인 홈에버의 비정규직을 직무급제 정규직으로 선별 전환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는 캐셔 등 비정규직 직원 5000여명을 8월11일부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19일 밝혔다.

   
  ▲ 이랜드 일반노조는 ‘직무급제’ 시행 중단과 ‘18개월 이상 계약직 조합원의 고용보장’을 명시한 단체협약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현재 롯데쇼핑·신세계·홈플러스·이랜드 등 주요 유통업체의 비정규직은 롯데마트 5600명·롯데백화점 1200명, 이마트 4000명·신세계백화점 1000명, 홈플러스 6000명, 홈에버 2500명·뉴코아 350명 등 2만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홈에버가 팀장 등 추천과 면접을 거쳐 선별 채용하는 방식을 택했다면, 신세계는 선별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신규채용이 아닌 전환 방식을 택해 그동안의 근속연수가 모두 인정된다.

신세계는 이번 조치로 인해 비정규직 직원들이 20% 이상의 소득 증가 효과를 누리며 회사 쪽은 연간 150억원의 비용 부담을 지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 17일 서울 상암동 홈에버월드컵점에서 직무급제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던 이랜드일반노조(위원장 김경욱)는 “언론플레이 대신 직무급제의 정체부터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회사 쪽을 성토하고 있다.

이랜드일반노조는 ‘직무급제, 진실을 밝혀라’라는 공개질의서에서 “그동안 이랜드와 뉴코아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건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던 보수 언론들조차 갑자기 홈에버 정규직 전환에 대한 보도를 쏟아냈다.

언론보도만 보면 이랜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앞장서서 추진하는 훌륭한 기업처럼 보인다”며 “그러나 진실은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랜드홈에버는 노동조합이 파업을 선포하자마자 ‘직무급제 정규직 채용’ 공고를 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도록 종용하기 시작했다”며 “회사는 ‘직무급제’ 시행을 중단하고 ‘18개월 이상 계약직 조합원의 고용보장’을 명시한 단체협약이나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홈에버 정규직 전환을 전한 일간지들 가운데 노조 쪽 반발을 전한 곳은 국민일보와 매일경제 정도다. 국민일보는 이날 10면 기사 <홈에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노조 “기형적 시스템…파업 강행”>에서 “노조 쪽은 이러한 회사의 조치가 ‘가짜 비정규직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일경제도 이날 11면 기사 <홈에버도 1000여명 정규직 전환>에서 “전격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것은 여론의 비난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라는 여론을 전했다. 이외에 머니투데이와 한겨레가 13일자와 18일자에서 이랜드그룹의 조치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놓았다.

반면 홈에버 쪽은 “올 7월 비정규직법안이 시행된 뒤 2년의 유예기간이 있지만 고용안정을 위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경향신문), “직무급제는 직무에 따라 급여를 결정하는 형태로 급여 테이블만 다를 뿐 고용보장, 근로조건 및 각종 복리후생은 정직원과 동일한 제도”(서울경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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