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에 끌려다니는 상황 바뀌어야"
"포털에 끌려다니는 상황 바뀌어야"
[인터뷰]한기봉 한국온라인신문협회장

지난 20일 11개 신문사(경향 국민 동아 매경 세계 전자 중앙 조선 한겨레 한경 한국)의 인터넷자회사의 모임인 '한국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는 네이버 다음 등 6개 포털에 뉴스 저장기간을 7일 이내로 제한해줄 것을 요구했다. 온신협은 이와 함께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이용자들이 포털에서 기사를 블로그나 이메일로 퍼가는 등 무단으로 배포·복제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를 중단하고, 언론사가 제공하는 기사의 제목과 내용을 임의로 수정 삭제 추가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콘텐츠 이용규칙'을 마련해 포털에 전달했다.

그동안 언론사 내부에서 포털에 대한 논의는 무성했지만 가시적인 행동이 없었던 상황에서 온신협의 이번 조치는 포털이 주도하는 뉴스유통 시장의 흐름을 바꾸겠다는 단호한 의지로 읽힌다.

   
  ▲ 한기봉 온라인신문협회 회장 ⓒ한국아이닷컴  
 
한기봉 온신협 회장(한국아이닷컴 대표)는 21일 "포털에서 공짜로 10년치 기사를 볼 수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고, 언론사들이 포털에 끌려다니는 상황은 어떤 식으로든 바뀌어야 한다"며 "디지털뉴스의 유통구조를 올바르게 만들기 위해 포털에 요구사항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아웃링크를 한다 하더라도 저작권자가 허락하지 않았는데 대가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구글에 대한 소송 의사도 밝혔다. 한 회장은 "온신협 회장으로서의 우리의 요구에 대해 포털이 돈 문제와 결부시켜 언론사닷컴을 분열시키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한 회장과의 일문일답을 요약한 것이다. 

-'콘텐츠 이용규칙'을 마련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달라.

"언론사들이 포털에 끌려다니면서 오랫동안 포털 문제를 고민해왔고 현재 같은 상황이 바뀌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지난해 온신협 차원에서 포털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지만 특별한 액션은 없었다. 어떤 식으로든 단합된 의지를 표명하고 포털에 이를 공식적으로 요구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지난 15일 각사 대표들과 실무자들이 모여 5시간 넘는 토론을 한 끝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

포털에 공식적인 요구 사항을 전달한 것은 온신협이 생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디지털뉴스의 유통구조를 올바르게 만들자는 것이 기본 취지다. 각 사마다 포털과 계약 내용이 다르고 포털이 각 사를 상대로 이른바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구사하기 때문에 공통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표준계약서를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각 사의 자율을 해칠 우려가 있어 핵심사항을 모아 규칙형태로 전달하게 됐다."

- 콘텐츠 보존 기한 7일 제한이나 '퍼가기' '이메일보내기' 서비스 중지, 콘텐츠 원본의 변형 금지 등이 주요 내용한 내용인데.

"데이터베이스 저장기간과 관련해, 11개 회원사를 조사해보니 어느 사는 아예 명시되지 않은 곳도 있고, 명시됐더라도 6개월과 1년 등 제각각이더라. 그리고 최근 들어 계약 기간 조항이 빠지는 경향이 있다. 계약기간이 명시됐다면, 포털은 계약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데이터베이스에 남아있는 기존 콘텐츠를 삭제해야 한다. 하지만 닷컴들도 이에 대해 강력하게 얘기한 적이 없고, 포털들도 지키지 않고 있다. 이번 기회에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작년에 포털과 처음 만났을 때 저장 기간 3일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포털 쪽에서 3일은 너무 짧고 7일을 이야기하더라. 이용자 편의를 감안해 7일로 하게 된 것이다. 이 안이 도입될 경우 이용자들은 7일 지난 기사는 포털에서 검색할 수 없고, 각 신문사닷컴이나 카인즈를 통해 검색해야 한다.

퍼가기 등 복제와 관련해 계약서에 아예 표현이 없거나 '콘텐츠는 포털의 모든 서비스에 적용된다' 이런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해 퍼가기를 합리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블로그 퍼가기, 스크랩하기 등을 허용한다는 규정이 없는데, 포털들은 그런 서비스를 하고 있다. 6월말부터 저작권법이 발효되는데 이건 포털이 신문사의 저작권 침해를 방조하는 것이다. 명쾌한 유권해석은 없지만 상업적 목적으로 기사를 무단 복제 배포해선 안 된다고 되어 있는데도 포털은 그렇게 하고 있다.

원문 텍스트의 변경과 삭제 수정을 금지하는 것은 계약에 있지만 명쾌하게 하자는 것이다. 포털이 특정 목적으로, 특정 세력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 기사 제목을 바꾸거나 한 적은 없다고 본다. 다만 대개 공간문제 때문에 그런 것인데, 이 부분도 정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

-신문사닷컴은 콘텐츠 이용규칙을 통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나.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득이 될 거라 본다. 7일 지난 기사를 검색하지 못할 경우 이용자들의 검색 요구가 신문사닷컴으로 유입될 지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네이버 다음은 기한에 관계없이 무제한으로 기사들이 검색되지만 이것은 아웃링크로 신문사닷컴에 연결된다. 그런데 7일 지난 기사를 삭제한다면 포털에서 7일 지난 기사를 검색할 경우 발생하는 페이지뷰(PV)는 사라질 수 있다. 또 검색기간을 단축하면, 포털이 돈을 낮추겠다고 요구할 수도 있어 닷컴이 재정적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포털에서 공짜로 10년치 기사를 볼 수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올바른 뉴스 시장의 소비 구조를 잡는 것이 필요하다."

- 구속력이 없어서 실제 포털이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포털에 대한 요청도 되고 압박도 된다. 한마디로 우리의 공통된 의지를 천명하는 것이다. 온신협이 의결기관도 아니고, 이용규칙이 강압적 법적 제재도 아니고 결국 각 사 재량에 달린 것이다. 하지만 온신협 회원사는 피해 정도가 다르더라도 공동의 이익을 위해 원칙에 따라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반발과 불편이 있을 수 있지만 저작권 보호 측면에서 이해해줬으면 한다. 네이버 방문자의 70%가 뉴스를 본다고 하는데, 블로그에 담지 못하게 할 경우 포털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한미FTA 부속조항에 무단 복제를 허용하는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포털이 블로거가 뉴스를 옮기는 것을 '퍼나르기' 서비스로 '지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선 동아일보 등이 참여하는 '뉴스뱅크'에서 포털과 제휴해 기사와 광고 유통을 통해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뉴스뱅크 쪽에서 원칙적으로 기사를 데이터베이스에 7일간 저장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 모델을 추진 중이지만 제휴가 성사될 경우, 온신협의 이용규칙과는 배치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것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뉴스뱅크는 어디까지나 계약에 관한 건이다."

-구글의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도 대응한다고 하던데.

"구글은 로봇을 통한 크롤링을 방식으로 검색을 해 사진 썸네일과 기사 일부를 공급하고 있다. 아무리 아웃링크를 한다하더라도 저작권자가 허락하지 않았는데 대가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래서 소송을 준비 중이다. 외국의 경우 개별 소송에서는 구글이 이기지만 조직적 소송에서는 패소하고 있다. 구글은 AFP, AP에 대해 대가를 주고 기사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법적 판단을 구한 적이 없다. 이건 비단 구글 때문만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포털과 종이신문의 관계가 변화돼 한국 포털이 지금 같은 뉴스서비스가 아니라 구글 방식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때를 대비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후 포털과 만날 계획이 있는지. 또 포털이 어떻게 반응할 거라 보나.

"만나자고 요청하면 피할 이유는 없다. 포털이 이 안을 안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 본다. 특히 검색기간 제한은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이미 아웃링크로 바꾸기도 했으니. 온신협 회장으로서의 바람은 우리의 요구에 대해 포털이 돈 문제와 결부시켜 언론사닷컴을 분열시키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일이 있다면 나중에 대책을 논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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