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의 양봉진 정치경제 담당 부국장이 외국 주간지의 한국판 발행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보그룹 법인카드로 사업 비용을 충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양봉진 부국장은 회사 차원에서 외국 주간지의 한국판 발행 사업을 추진하다 지난해 11월 이 사업에 공동참여 의사를 밝힌 한보그룹 정원근 부회장으로부터 한보그룹 계열사인 상아제약 명의의 법인카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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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부국장은 월 사용 한도액이 2천만원인 이 법인카드를 한보그룹 부도 직전까지 사용하다 부도 직후 폐기했다고 밝혔다.

양부국장은 이 법인카드 사용 사실을 편집국장에겐 보고했으나 사장에겐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 부국장은 이 카드를 정 부회장으로부터 받게 된 경위에 대해 “지난해 봄부터 외국 주간지의 한국판 발행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참여업체를 물색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정부회장이 사업 참여 의사를 구두로 밝혔다”며 “외국 주간지 관계자들과 교섭을 벌이는 등 사업 추진 경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을 본 정 부회장이 호텔비라도 대고 싶다며 카드를 줬다”고 해명했다.

양 부국장은 “이 카드는 로비성으로 받은 것도 아니고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지도 않았다”며 “지난해 11월부터 폐기할 때까지 많아야 4백만원 정도를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에서 사업 추진비를 받지 않고 한보그룹의 법인카드를 쓴 이유에 대해 양 부국장은 “회사가 어느 정도의 지분으로 참여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업추진비를 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실을 접한 한국경제의 기자들은 “설사 양 부국장의 말대로 사업 추진비조로 카드를 받았다고 해도 회사에서 사업추진비를 받지 않고 참여가 확정되지 않은 업체의 돈을 사용하는 것은 상식밖의 처사”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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