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블로그계(블로고스피어)에서는 독특한 시도가 있었다. IT와 영화를 전문으로 하는11명의 파워 블로거가 모여 '미디어기업'을 표방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3일 베타서비스를 선보인 '태터앤미디어'(www.tattermedia.com)는 구글의 애드센스를 통한 수익 창출에서 더 나아가 블로그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의 광고를 유치해 장기 생존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블로거에게 브랜드 프로모션, 블로그 운영과 수익 증대, 저작권 등 법적 문제 등을 지원해 콘텐츠 생산에 집중하게 하고, 기업에는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채널을 제시하는 블로그 마케팅 서비스인 것이다.
▲ 노정석 태터앤컴퍼니 대표 | ||
"아직은 찻잔 속의 태풍이지만 언론사 뉴스와 블로그는 다르다. 조선일보 한겨레 매일경제가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이슈를 다룬다면 블로그는 엘르나 보그 같은 잡지처럼 '겨냥된 고객'을 갖고 있다. 개인도 믿을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하면 브랜드가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브랜드가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렇다면 이 시장의 가능성은 얼마나 있는 걸까?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선보인 '페더레이티드 미디어'(www.federatedmedia.net)는 블로그사이트 '보잉보잉'(www.boingboing.net)과 '딕닷컴'(www.digg.com) 등 120여 개 블로그와 커뮤니티에 광고를 제공해 지난해 1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이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프로슈머의 부상이 보여주듯 기업과 전통적인 미디어의 권력이 고객에게 넘어가고 있죠. 개개인을 하나의 브랜드를 키워 권력을 나누겠다는 것인데, 실패하기엔 미디어 환경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해요."
노 대표는 태터앤미디어는 블로그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일 뿐이고, 핵심 업무는 블로그 툴 개발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포털의 가입형 블로그에서 나타나는 약관의 불공정함을 넘어 개인이 브랜드화할 수 있는 산업의 기반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태터툴즈라는 블로그 툴을 개발했기 때문에 그 일에 힘을 다할 것이다."
연합뉴스가 메타블로그 사이트인 '올블로그'(www.allblog.net)와 손을 잡고, 포털사이트 다음이 태터앤컴퍼니와 공동으로 설치형-가입형 블로그의 장점을 접목시킨 블로그툴 '티스토리'(www.tistory.com)를 선보인 것처럼 블로그와 기존 미디어의 상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10년 후면 뉴욕타임스는 거대한 블로거들의 연합이 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한다. 시스템 상으로 블로그는 개인 브랜드를 연합한 거대 브랜드로 나아갈 것이 분명하고, 매체 영향력에서는 기존 미디어를 뒤엎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나누게 될 것 같다. 기존 언론이 팩트에 기반해 주로 대세를 다룬다면, 블로거는 보도에 대해 독창적인 해석을 내놓거나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담는 등 역할을 분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