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블로그계(블로고스피어)에서는 독특한 시도가 있었다. IT와 영화를 전문으로 하는11명의 파워 블로거가 모여 '미디어기업'을 표방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3일 베타서비스를 선보인 '태터앤미디어'(www.tattermedia.com)는 구글의 애드센스를 통한 수익 창출에서 더 나아가 블로그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의 광고를 유치해 장기 생존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블로거에게 브랜드 프로모션, 블로그 운영과 수익 증대, 저작권 등 법적 문제 등을 지원해 콘텐츠 생산에 집중하게 하고, 기업에는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채널을 제시하는 블로그 마케팅 서비스인 것이다. 

   
  ▲ 노정석 태터앤컴퍼니 대표  
 
태터앤미디어를 선보인 '태터앤컴퍼니'(공동대표 김창원·노정석)는 설치형 블로그 '태터툴즈'와 메타블로그 '이올린'으로 유명한 블로그 업체이다. 노정석(32) 대표는 28일 "미디어로서 블로그의 가능성을 보기 때문에 태터앤미디어 서비스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아직은 찻잔 속의 태풍이지만 언론사 뉴스와 블로그는 다르다. 조선일보 한겨레 매일경제가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이슈를 다룬다면 블로그는 엘르나 보그 같은 잡지처럼 '겨냥된 고객'을 갖고 있다. 개인도 믿을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하면 브랜드가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브랜드가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렇다면 이 시장의 가능성은 얼마나 있는 걸까?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선보인 '페더레이티드 미디어'(www.federatedmedia.net)는 블로그사이트 '보잉보잉'(www.boingboing.net)과 '딕닷컴'(www.digg.com) 등 120여 개 블로그와 커뮤니티에 광고를 제공해 지난해 1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이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프로슈머의 부상이 보여주듯 기업과 전통적인 미디어의 권력이 고객에게 넘어가고 있죠. 개개인을 하나의 브랜드를 키워 권력을 나누겠다는 것인데, 실패하기엔 미디어 환경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해요."   

노 대표는 태터앤미디어는 블로그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일 뿐이고, 핵심 업무는 블로그 툴 개발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포털의 가입형 블로그에서 나타나는 약관의 불공정함을 넘어 개인이 브랜드화할 수 있는 산업의 기반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태터툴즈라는 블로그 툴을 개발했기 때문에 그 일에 힘을 다할 것이다."

연합뉴스가 메타블로그 사이트인 '올블로그'(www.allblog.net)와 손을 잡고, 포털사이트 다음이 태터앤컴퍼니와 공동으로 설치형-가입형 블로그의 장점을 접목시킨 블로그툴 '티스토리'(www.tistory.com)를 선보인 것처럼 블로그와 기존 미디어의 상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10년 후면 뉴욕타임스는 거대한 블로거들의 연합이 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한다. 시스템 상으로 블로그는 개인 브랜드를 연합한 거대 브랜드로 나아갈 것이 분명하고, 매체 영향력에서는 기존 미디어를 뒤엎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나누게 될 것 같다. 기존 언론이 팩트에 기반해 주로 대세를 다룬다면, 블로거는 보도에 대해 독창적인 해석을 내놓거나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담는 등 역할을 분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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