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서 언론인 출신인 김용태, 강인섭씨가 각각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으로 중용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는 김영삼 대통령이 왜 임기말에 청와대 비서실의 1, 2인자를 모두 언론인 출신으로 기용했는가 하는 점이다. 김씨와 강씨는 각각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동아일보 워싱턴특파원, 논설위원을 역임하는 등 우리 언론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조선과 동아 출신.

정가에선 김영삼 대통령이 이들을 중용한 배경에 대해 ‘화합 차원’ ‘지역 안배 차원’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과의 함수관계 또한 이번 인사를 읽는 중요한 독법이 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배경에 대해 “조선과 동아 출신이라는 점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월 연두기자회견 이후 노동법·안기부법-한보-김현철 파동 국면에서 1백80도 등을 돌린 언론과의 관계를 YS로선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6일 공보처 차관에 남정판 안기부 제1 특보가 임명된 것도 주목되는 점이다. 남특보는 신아일보·KBS 기자 출신으로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 언론계 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는 인물이다.

다른 관계자는 “한때 정무수석 자리에 아직 정치에 입문하지 않은 언론인을 기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건 총리 임명, 개각 등 최근 일련의 보도 추이를 보면 언론과 이전의 관계를 회복한 듯한 흐름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지난 5일 개각에서 오인환 공보처장관은 또다시 유임돼 큰 돌발사항이 없는 한 YS 정부와 임기를 함께할 것이 확실시됐다. 이날 개각에선 또 86년까지 경향신문에서 기자생활을 한 바 있는 송태호씨가 문체부 장관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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